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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1) 아방강역(我邦疆域) - 우리나라의 경계가 그어진 지역

  • 기사입력 : 2017-04-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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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북경사범대학의 어떤 교수 집에 갔더니 벽에 큰 중국지도를 붙여 놓고 있었다. 필자가 지도를 쳐다보자, 주인인 그 교수는 묻지도 않는데 북쪽 몽고공화국을 가리키며, “몽고는 본래 중국 땅인데, 장개석(蔣介石) 정부 때 잘못하고, 러시아가 뒤에서 사주해서 중국에서 떨어져 나갔습니다. 언젠가는 찾아와야 될 텐데!”라고 했다. 다른 나라 사람을 만나면 한국을 두고 그렇게 말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었다.

    1994년 봄 호북성(湖北省) 어떤 시골 마을에서 점심을 먹는데,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마을 사람들이 빙 둘러서 구경을 했다. 그 가운데 유식한 체하는 사람이 “한국은 옛날에 우리나라에 속했다”라고 마을 사람들에게 설명을 해 주었다. 같이 갔던 교수가 불같이 화를 내며 “어디서 엉터리 소리를 하느냐?”고 하자, 쑥 들어갔다.

    중국에서 나온 역사지도책 가운데 어떤 것은 청나라 때 경계선을 표시하면서 조선을 청나라에 포함시켜 놓았다. 황제 나라인 청나라에 속하는 제후(諸侯) 나라라는 의미에서일 것이다.

    북경의 중국국가박물관에 가 보면 당나라 유물 전시관 안에 고구려 유물을 전시해 두었다. ‘고구려는 중국 안의 조선족들이 세운 당나라에 속하는 지방정부다’라는 것이 자기들식 해석이다.

    1882년 임오군란(壬午軍亂)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주둔한 청나라 군대는 조선을 자신들의 실질적인 속국으로 만들려고 노력했고, 주둔 책임자 원세개(袁世凱)는 조선을 일일이 간섭했다.

    그러다가 1894년 청일전쟁(淸日戰爭)에서 일본에게 패배한 이후 완전히 손을 뗐고, 청일전쟁 결과 맺어진 시모노세키조약에 ‘조선은 완전한 자주독립국이다’라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 이때부터는 조선과 청나라와의 관계를 끊어 일본이 우리나라를 속국화하려는 속셈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중국을 황제나라로 생각하고 주변국들이 중국에 조공(朝貢)을 바치며 국제관계를 유지해 왔다. 조공에 대한 답례를 통해 국가간의 국제무역이 진행돼 왔던 것이지, 내정간섭 등 실질적 식민지 관계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는 역사상 한 번도 중국에 정복당한 적 없이 우리 영토를 그대로 지켜 왔다.

    지난 6일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옛날부터 중국 영토의 일부다”라고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 뒤 미국 백악관에서 해명을 했지만, 시진핑의 발언은 중국 사람들의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우리로서는 정말 기분 나쁜 일이다. 민중들은 시위를 잘 하면서도 시위 기준에 일관성이 없다. 언론도 일관성이 없다. 이럴 때 수백만 민중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시진핑의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해야 하고, 언론에서도 연일 시진핑의 사과를 요구하고 비판하는 방송을 내보내야 하는데, 너무 조용하다. 미국 대통령이나 일본 수상이 이런 말을 했다면 가만있겠는가?

    * 我 : 나 아. * 邦 : 나라 방.

    * 疆 : 경계 강, 강할 강. * 域 : 지역 역.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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