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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두 번의 궐위 그래도… 힘내라 고성군- 김진현(통영고성본부장·이사 대우)

  • 기사입력 : 2017-04-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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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처구니가 없단다. 창피하단다. 지난 13일 최평호 군수의 당선무효형이 결정되자 고성군은 술렁였다. 안타깝기도 하지만 대개는 부끄럽단다. 고성군민인 나 역시 어처구니가 없고 창피하다. 어처구니없는 건 벌써 두 번째 군수 귈위가 생긴 것이고 창피한 것은 국회의원에, 군수에, 고성 정치권의 모습 때문이다.

    두 명의 군수를 당선 무효시킨 내용을 그들 입장서 보면 정말 사소하다. 하학열 전 군수는 지방선거 때 선관위에 어머니 체납액이 28만5000원이었다고 신고했으나 선거 공보물을 체납액이 없다는 내용으로 제작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200만원, 2심에서 벌금 120만원을 선고받았다.

    최평호 군수는 재선거 출마 선언 이틀 전인 2015년 8월 10일 고향 마을 주민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선거운동을 도와주는 대가로 당선 후 전 고성군수 측근의 정무실장 채용을 약속한 혐의로 기소돼 1, 2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일부의 고성사람들은 법이 너무한다고 하고 또 다른 이들은 그래도 법이 살아있다고 한다. 자신도 아니고 어머니의 미납세금이 과연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할 만큼 중대한 일이었을까. 자신에 표를 줄 성향이 많은 동네어르신들에게 선거 나간다고 인사한 게 군수 궐위를 해야 할 만한 일인가 하는 불만도 나온다.

    그래도 아무리 내용이 작지만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면 바른 경쟁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 우리는 법치주의 국가의 국민이다. 다소 불편하고 다소 억울하지만 법을 믿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3번의 심리를 한다. 물론 돈 많이 드는 로펌 앞에 약해지는 법치를 못 본 것은 아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라는 말도 있고, 검사 알면 무죄, 검사 모르면 유죄라는 의미로 유지무죄 무지유죄(有知無罪 無知有罪)란 말도 나온다.

    여하튼 풍파는 닥쳤고 고성군은 위기다. 한 임기에 두 번의 군수가 바뀌고 고성군은 다시 권한대행이라는 불완전체의 행정에 들어갔다. 내년 6월 30일까지 14개월이 넘도록 고성군은 군수 없이 움직이게 된다. 그동안 적잖은 풍랑이 닥칠 것이다. 한 임기에 두 번이나 정책이 바뀌었다. 진행되던 일과 준비중이던 일도 거의 멈출 가능성이 높다. 또 오는 6월과 12월 정기인사가 있다. 이번 인사는 많은 승진 요인이 있어 더 큰 걱정이다. 조선업 불황의 여파로 어려워진 경제를 살리는 일, 줄어들고 있는 인구를 늘려야 하는 일, 무려 5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공사인 고성화력발전소에 관련된 일 등등. 난제에 난제가 겹친 고성군이다.

    난 지난 2015년 6월 이 지면을 빌려 ‘고성군민께, 병가상사(兵家常事)입니다’라는 글을 썼었다. 그리고 난 17개월 만에 또 한 번 병가상사(전쟁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니 지더라도 낙담하지 말라)를 말하려 한다.

    군민의 합심, 고성행정을 이끌고 나갈 600여 고성군 공무원들 의지, 고성군의회의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 있다면 혼돈의 고성군은 금방 안정될 수 있다. 군수 없이 부군수가 권한대행으로 키를 잡은 고성호. 군민은 자신의 고향을 위해, 공무원들은 헌법과 법령을 준수하고 국가를 수호하며 국민에 봉사한다는 가치의 이유로, 의회는 군민의 마음을 읽어 정책이 바로 가게 만든다는 존재의 이유를 인식한다면 고성군은 어려울 게 없다.

    일승일패 병가상사라 했다. 비록 이패를 했지만 난 병가상사를 말한다. 힘 넘치는 고성군민을 믿기에 말이다. 고성군 파이팅이다.

    김진현 (통영고성본부장·이사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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