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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기자 25시] 49기 조규홍 (5) 좋은 정치인을 고르는 나만의 방법

  • 기사입력 : 2017-04-26 15:2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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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9살에 전업 작가가 되기까지 온갖 일을 다 하며 살아온 미국 빈민가의 시인 찰스 부코스키는 "내가 아는 시인들은 대부분 한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단 한 번도 직장을 다니며 하루 8시간의 노동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며 "하루 8시간의 노동보다 더 현실과 소통하는 길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시인들은 애초에 실체로부터 동떨어져 보호되어 왔으니 무엇을 알겠냐"며 "그들의 글에는 삶도 없고 알맹이도 없고 진실도 없어서 따분하다"고 했다. 이렇게 미국 문학계에 독설을 퍼 부운 그는 미치광이 취급을 받지만 '자연스러움'을 무기로 독자들의 큰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런 부코스키의 생각은 대의민주주의 제도 아래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살기 어려워진 이유는 책상물림 정치인들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에 버스 요금을 몰랐던 대선 후보가 있었고 젊은 시절 한 번도 일해본 적이 없는 마나님이 대통령이 되기도 했다. 이런 정치인이 많을수록 정치권이 서민의 삶을 공감하고 정치에 반영하기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정치인들이 국민을 공감하지 않는다는 이론도 있다. 미국 경제학자 제임스 뷰캐넌은 '공공선택이론'을 통해 정치인도 일종의 '비즈니스 맨'이라고 한다. 정치인들은 득표에 지장이 없다면 소수 단체의 로비를 들어주는 것을 서슴지 않고 공익보다는 사익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은 표를 통해 정치 비즈니스맨을 관리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국민들의 몫이다. 부코스키가 말한 '책상물림', 뷰캐넌의 '비즈니스 맨'을 뽑지 않는 것이 국민들이 다수를 위한 정치를 만나는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권자가 정치인을 선택할 때 개인의 우수한 스펙 대신 공감능력치를 간파해야한다. 엇비슷한 공약들을 조목조목 따지고 드는 것보다 후보들이 과거 어떤 삶을 살았는지 찾아보는 게 좋은 후보를 고르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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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9대 대통령선거 벽보.

    하지만 과거 우리는 이런 노력에 소홀했다. 그 결과 지난 2012년 자신의 가족도 믿지 않아 사회성이 부족하고, 자식이 없어 부모의 마음을 알 수 없으며, 남성 정치인에 둘러싸여 여성이 처한 사회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무공감증에 빠진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지금은 그 선택에 지독한 회초리를 맞고 있는 셈이다.

    대선 유세가 지난 17일 전국 각지에서 시작됐다. 모든 후보들이 서민을 위하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목에 핏대를 세운다. 국민들은 4년 전 대통령 당선인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 후보들 중 책상물림과 비즈니스 맨을 걸러 내길 기대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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