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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칼럼] 무엇을 위한 학교인가?

  • 기사입력 : 2017-04-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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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너 이리 와!”, “어디서 감히 눈을 부라려?”

    듣기만 해도 어떠한 상황인지 감(感)이 올 것이다.

    아이들이 잘못하는 것을 보고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는 버럭 교사. 나도 그러한 교사들 중의 한 명이었다. 반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한 아이의 뒷목을 잡고 소리를 질렀던 장면은 아직도 나의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부끄럽기도 하고 그 학생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2014년, 나의 교직생활에 하나의 변곡점이 생겼다.

    작은 학교 연대 연수에서 닮고 싶은 선배 교사들을 만났다. 아이들을 위한 선생님의 노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했지만, 이 모든 것이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것에서 나에게 더욱 충격으로 다가왔다.

    내가 그동안 했던 모든 의문, ‘왜 수업을 잘하고, 왜 일을 잘해야 하며, 왜? 왜? 왜?’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 답은 ‘아이들’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잘 자라길 바라며 우리가 그토록 노력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지금 행복학교에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행복하지 않다. 더 솔직히 이야기하면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조차 행복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래서 나 개인적으로는 우리학교를 ‘행복학교’로 부르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의 바람이지만 누군가가 교사나 학생들에게 ‘행복하니?’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을 그만해줬으면 한다. 이러한 주관적인 질문으로 ‘이 학교는 행복하다, 이 아이들은 행복하다. 행복하지 않다’라고 평가하는 ‘비인간적인 행태’를 그만해줬으면 한다.

    그것보다는 그냥 ‘학교’다. 정말 개성 있고 다양한 아이들과 선생님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간적인 평범한 ‘학교’, 때로는 행복하고, 때로는 슬프고, 기쁘기도, 짜증나기도, 화나기도 하는 일반적인 ‘학교’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오로지 모든 것들의 목적이 ‘아이들’인 선생님들로만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진정 학생을 위해 움직이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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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열 (창원용지초 교사)

    지금 우리 교육은 비정상적인 것이 너무 정상적인 것처럼 돼있다. 우리 학교는 ‘행복한’ 학교가 아니라 ‘정상적’인 학교다.

    이 세상이 너무도 뒤틀리고 꼬여서 ‘정상적’이라고 하기에는 뭔가가 부족해 ‘행복’이라는 거창한 꾸밈말을 붙여야 그럴듯한가 보다.

    마치 자극적인 영상이나 맛으로 인해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찾는 현대인처럼 말이다. 이은열 (창원용지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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