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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부처의 마음으로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신정혜(남해마늘연구소 총괄연구실장)

  • 기사입력 : 2017-05-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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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짝 핀 각양각색의 꽃들과 푸르러진 나뭇잎으로 물든 자연은 한껏 물오른 아가씨처럼 수줍은 듯 자태를 뽐낸다. 4월 마지막 주 주말부터 5월 9일 대선 선거일까지는 징검다리로 이어지는 휴일이 있어 중간중간 하루씩만 휴가를 내도 충분한 연휴를 즐길 수 있다. 또 5월은 계절의 여왕답게 전국 각지에 축제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5월 중에만 70개가 넘는 축제가 열려 바깥 나들이는 전국 어디에서든 한껏 즐거울 것이다.

    5월 3일은 불기 2561년 부처님 오신 날이었다. 조계종에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정한 올해의 봉축표어는 ‘차별 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으로 우리 모두가 세상의 주인공이고 존귀한 존재임을 일깨우고 모두가 하나라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라 한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정과 일터 그리고 거리에서 사회의 일체 차별을 없애고 모든 이들을 부처로 대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길입니다’라고 봉축표어의 의미를 설명했다.

    사전적 의미의 차별은 둘 또는 여럿 사이에 차등을 둬 구별하는 것이다. 하나가 아니라 둘 이상이 되면 두 개를 비교해 평가하거나 더 마음에 들거나 그 반대인 경우를 찾기가 쉬워진다. 현대인들은 눈앞에 놓인 수많은 물질들 앞에서 항상 선택하고, 그 선택을 위해서는 서로를 비교해서 차이를 확인하고, 장단점을 살피는 것에 익숙해 있다. 경우에 따라 이러한 차등을 만들어 비교하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 능력이 부족한 사람으로 인식되거나 손해를 보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끊임없이 사물이나 사람을 차별해서 나누고, 그에 맞춰 마음을 나눠 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 마음의 차별을 제외하고라도 우리 사회 전반에서 장애인에 대한 차별, 이주 노동자에 대한 차별,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차별 등은 사회적인 이슈로 자리 잡고 있고, 성별, 나이, 외모, 학력, 사회적 신분 등 차별에 대한 예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많은 차별들은 대부분 우리가 인식하고 있고, 개선돼야 한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지만 그만큼 쉽게 없어지지도 않는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 일례로 통계청 사회조사보고서의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관련한 인식은 장애인의 66.0%와 비장애인의 62.4%가 차별이 심하다고 응답했다. 한편, 동일한 조사를 실시한 2년 전에 비해 장애인에 대해 장애를 고려해 더 배려해야 한다는 응답과 비장애인과 차별해서 대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도 같이 증가했다. 우리 사회의 대다수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고 인지하고는 있으나 이러한 차별을 바라보는 시각은 오히려 더 양극화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헌법의 평등 이념에 따라 이미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으며, 장애인 차별과 성차별에 한해 개별적인 차별금지법이 있고, 국가인권위원회법으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받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 대부분의 법 조항들이 그렇듯이 기본 상식만 지켜도 차별금지법을 어길 일은 없으나 아직도 우리 국민의 대다수는 아직도 많은 차별 속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스스로 차별하거나 당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화엄경‘야마천궁보살설게품’에서 여래림보살은 ‘마음과 같이 부처도 또한 그러하며 부처와 같이 중생도 또한 그러하다. 마음과 부처와 중생은 똑같아서 차별이 없다’라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밝히고 있다. 봄에 핀 꽃들이 제각각의 모양과 색과 향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고, 피기도 하고, 지기도 하면서 다양해야 더 아름답듯이 이 세상은 서로 다른 것들이 존재하기에 더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 모두가 세상 만물을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모두가 평등해 부처가 될 수 있는 귀한 존재라고 생각해 차이보다는 조화를 인정하면 우리 모두가 주인공인 세상이 더 빨리 오지 않을까?

    신 정 혜

    남해마늘연구소 총괄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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