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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칼럼] 이공계 육성으로 청년일자리 해결하자- 정용환(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 기사입력 : 2017-05-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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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의 달 5월은 자라나는 어린이에게 사랑을 주고, 부모님과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주간이다. 이번 5월은 이른바 ‘장미대선’을 치르고 새로운 정부까지 출범해 그야말로 온 나라가 축제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만물이 푸르른 5월의 축제를 마냥 즐길 수만은 없는 사람들이 있다면 바로 청년이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 탓에 학점관리와 ‘스펙’ 쌓기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대학에서 전공분야의 전문 지식을 쌓고 준비된 인재로 육성돼야 할 청년들이 취업 시장을 뚫기 위해 획일적인 스펙 쌓기에 골몰하는 현상은 사회적, 국가적 손해이다.

    이런 문제점에 공감하기에 지난 대통령 선거 후보들도 각자 일자리 창출 공약을 고안해 내놓고 이를 서로 검증하는 데 열을 올린 바 있다.

    이토록 취업문 뚫기에 온 나라가 올인한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이공계 분야에서는 구인난을 겪는 현장을 보고 들을 때가 종종 있다. 10여 년간 지속된 이공계 기피 현상이 낳은 결과로, 인재가 부족한 데다 매력적인 여건을 가진 직장이 부족한 데서 기인한 것으로 생각된다.

    취업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시간과 돈을 투자해야 하는 이공계 분야에 기피 정서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공계 전문직 양성에 투자되는 시간과 비용에 비해 임금 수준이 비이공계에 비해 크게 못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이공계 진학이나 취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기회비용과 상대적 임금 수준을 고려한 ‘합리적 선택’이라는 분석이었다. 엔지니어나 연구직 등 이공계 전문가는 한 명의 직업인을 양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 타 분야보다 훨씬 큰 데도 임금 수준이 그에 크게 못 미쳐 이공계 기피 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선호 전공의 불균형이 낳는 문제는 점점 심각해질 것이다. 고용노동부의 ‘2014-2024 대학 전공별 인력수급 전망’을 통해 향후 10년간 대학 및 전문대 졸업자들이 인력시장에 80만명가량이 초과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학 졸업자 중에선 경영·경제 전공자들의 초과 공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2024년까지 구인 및 구직 시장에서 경영 전공자의 인력 수요는 38만명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공급은 50만명으로 12만명의 초과 공급이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인력 공급이 많은 전공 중에 하나가 중등교육으로 향후 10년간 8만명의 인력 초과 공급이 발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반해 이공계 분야에는 인력 공급이 달리는 인력난이 계속될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 및 금속 전공의 경우 2024년까지 필요한 전공자의 숫자는 18만명 규모인 데 반해 이 기간 공급되는 졸업자의 숫자는 10만명으로 약 8만명이 부족하다. 이어 전기전자(7만명), 건축(3만명), 화학공학(3만명) 등이 초과 수요가 많은 전공이었다.

    알파고 열풍으로 대변되는 인공지능(AI) 시장 성장과, 분야를 막론하고 강조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한다는 시기에 이공계 구인 수요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부분이다.

    이공계 전공과 일자리를 선호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진다면 답은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경기 침체와 구직난 속에서 일자리 선택의 기준은 ‘안정’일 것이다. 교사와 공무원이 청소년이 희망하는 직업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이공계 역시 안정적이고 좋은 처우의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해외 사례와 최근의 진로 조사 결과를 보면 희망이 보인다. 미국에서는 이공계 출신이 취업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전국대학고용인연합이 발표한 ‘2017 겨울 연봉 보고서’에 따르면, 기본급 기준 전공별 예상 초봉 1위는 공학, 2위는 컴퓨터 과학, 3위가 수학과 기타 과학과가 차지했다.

    정용환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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