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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민주당의 대통령정책공약집, 이젠 보정 노력이…- 정재욱(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05-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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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의 국정 공백을 깨고 마침내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당선자의 득표율이 50%를 넘기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일부에서 아쉬움을 표하기도 하지만, 금번 선거가 유력후보자 간의 양자 대결이 아닌 다자 대결의 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나름의 평가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그 이름과 모습 및 빛깔에 걸맞은 새로운 정책을 펼치게 되는데, 문재인 정부 역시 시대적 흐름과 정치적 소신을 담은 다양한 정책을 향후 추진할 것으로 본다. 향후 추진될 새로운 정책들에 대해 사회 각 계층은 지대한 관심을 가질 것이다.

    국가정책은 공적 자원배분력과 법적 규제력을 수반하기 때문에 각급 사회체제는 그의 파급 효과로부터 벗어나기 어렵다. 향후 전개될 문재인 정부의 정책들은 한국 사회의 흐름이나 구성원의 행동 양식에 많은 영향을 미침은 물론, 정책을 둘러싼 새로운 ‘공론의 장’의 터전으로 작용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향후 한국 사회의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이나 관련 내용 등을 가늠함에 있어서, 중요한 나침판 역할을 하는 것이 대통령 선거 공약집인 ‘더불어민주당 정책공약집’이다. 이 공약집은 신정부가 출범한 이후, ‘놀라운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는 청와대의 움직임이나, 자칫 ‘논쟁의 장’에 불을 댕기게 될지도 모를 소위 ‘적폐 청산 관련 대형사건’ 등에 대한 재조사 의향 등이 정부 차원에서 주요 어젠다화된 배경을 충분히 엿볼 수 있게 한다.

    지난 대선 기간 중에 민주당과 후보자 측은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이름으로 대통령선거 정책공약집을 발표했다. 공약집은 약 4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편성돼 있는데, 여기에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향후 5년간 추진하게 될 중요한 정책이 잘 나타나 있다. 공약집이 지닌 중요성은 취지문에서 밝힌 ‘단지 화려한 전단지’가 아닌 ‘국민과 한 약속이자, 이와 같은 약속을 지켜내고자 하는 맹세’라는 표현으로부터도 충분히 읽혀진다.

    공약집은 크게 4대 비전과 12대 약속, 그리고 100여 꼭지를 넘는 다양한 영역의 하위 정책어젠다로 구성돼 있다. 수록된 내용의 방대함에도 지면의 한계에 비춰, ‘약속8’에 포함돼 있는 교육 정책, 그중에서도 대학 정책의 내용을 소제목의 차원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거점 국립대의 육성, 지역 소규모 강소대학의 육성, 공영형 사립대학으로의 전환 유도, 대학 네트워크의 구축을 통한 대학 서열화의 완화, 대학재정 지원사업의 개편 및 대학자율성의 강화, 대입에 따른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이 이에 속한다. 물론, 교육 전반을 다룰 국가교육위원회의 설치도 제시돼 있다. 한국 사회에서 대학 교육이 지닌 비중이나 사회적 파급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이상과 같은 정책의 실현이나 그에 따른 구체적인 결과물을 예단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정책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정치사회적 환경의 영향을 벗어나기 어렵다. 교육정책도 정책 추진 과정에는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직간접으로 관여해, 자기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게 된다. 여야 정당간, 정부 부처간, 대학간, 공사립 대학간, 대학 구성원간, 지역간 어느 하나 예외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성과 세계사적 흐름에 입각해 올바른 정책이라고 판단되면 추진에 따른 정당성을 담보로 추진해야 하는 것이 정부와 집권여당의 정치적 몫일 것이다.

    민주당과 청와대는 정책공약집을 만들 때와는 달리 지금은 집권 여당이며, 정책의 결과물에 대해 제1차적 책임을 져야 할 집권 세력이다. 정치는 물론 정책 역시 생물처럼 정치사회적 환경에 따라 변화함을 고려할 때, 이제는 선거 전략적 차원을 넘어서서 국가와 사회에 무한 책임을 지는 성실한 집권 세력의 입장에서 한국 사회의 현실을 직시한 위에, 공약집에 대한 조정·보완 작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는 공약집의 정당성 확대·강화에의 기여는 물론, 집권 여당으로서 정책공약집에 대한 무한 책임을 지고자 하는 집권 여당의 모습으로 비쳐져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박수를 받을 것으로 본다.

    정재욱 (창원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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