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09일 (월)
전체메뉴

10년 - 고영조

  • 기사입력 : 2017-05-18 07:00:00
  •   
  • 메인이미지


    박토에

    씨를 뿌린답시고

    10년을 달려왔던

    문학선생 노릇을

    그만두었다

    가르칠 것도

    가르쳐야 할 것도 없는

    詩 쓰기

    돌을 들고 돋는 풀이나

    새소리나 들으라고

    문득 손을 놓았다

    부끄러워라!

    부끄러움을 아는데

    10년이 걸리다니

    ☞ 평소의 성정(性情)답게 시인은 ‘10년’이란 작품에서도 치장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박토인 문학의 밭에다 씨를 뿌린답시고 했으나 ‘가르칠 것도’, ‘가르쳐야 할 것도 없는 詩 쓰기 선생’을 스스로 그만뒀음에도 부끄럽다고 고백합니다. 그 부끄러움을 알기까지 10년이나 걸렸음에 대한 자기반성을 곁들여서 말입니다. 물론 겸손일 수 있겠습니다만, 참된 선생이나 진정한 스승은 적어도 이런 마음 씀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마음 씀이란 가르침의 시기에는 아낌없이 가르친 후, 성장해 가는 제자(?)들을 묵묵히 지켜보는 그런 참된 스승의 자세를 말함입니다.

    사전에서 스승은 ‘자기를 가르쳐 이끌어 주는 사람’이며, 선생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을 두루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배움을 받았기에 마땅히 존경받아야 할 존재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감사의 표현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물론 파렴치한 교사와 배은망덕한 학생과 싸가지 없는 잘난(?) 학부모가 이 중간에는 끼어 있겠지만, 선생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 학생이나 학부모는 스승에게 한없는 존경심을 가지는 그런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이경 시인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