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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47) 멧등(메뜽), 나댕기다

  • 기사입력 : 2017-05-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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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어지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뭉클하더라.

    ▲ 경남 : ‘어제’의 경남말인 ‘어지’도 알고, 내가 니를 잘 갈찼네.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식에서 마지막으로 제창을 한 기 2008년이라 카이 벌시(씨)로 9년이나 됐네. 내도 멫년 전 5월 광주 국립5·18 민주묘지에 갔었는데 멧등 앞 비석에 적힌 글을 보이 맴이 울컥하더라. 희생된 사람들 중엔 고등학생도 있더라꼬.

    △ 서울 :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 해가 1980년이었으니 우리가 고등학생 때였잖아. 같은 곳에서 살았다면 친구였을 수도 있었겠다. 그런데 ‘멧등’이 무슨 뜻이야?

    ▲ 경남 : ‘멧등’은 사람의 무덤을 말하는 ‘뫼’나 ‘묘’의 경남말이다. 메뜽이나 ‘메’라 카기도 한다. 김정대 교수님 얘기로는 ‘멧등’의 표준어는 ‘묏등’으로, 본래 뜻은 ‘뫼(묘)의 등’인 묘의 윗부분이었는데 뜻이 일반화해 ‘무덤’의 뜻으로 씨(쓰)인다 카더라꼬. 무덤이 있는 곳을 ‘멧등걸’이라 하고. 1980년대 초 생각 안나나? 니도 삼청교육대라 카는 거 들어봤제. 얼매나 무십더노. 밤중에 나댕기면 잡아간다 캐서 함부로 댕기지도 못했다 아이가.

    △서울 : 그때 참 무서웠지. 그 이후에도 한참 동안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된 얘기는 하지 못했잖아. 니 말맨치로 벌써, 아~ 벌시로 30여 년이 흘렀네. 그러고 보니 1960년 3·15의거가 일어난 마산도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의 성지잖아. 3·15의거에 대한 경남 사람들의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더라. 그런데 ‘나댕기다’가 무슨 뜻이야?

    ▲ 경남 : ‘나댕기다’는 밖으로 나가 여기저기 다니다의 뜻인 ‘나다니다’의 경남말이다. 어지 기념식에서맹쿠로 니캉내캉 여서(여기서) 임을 위한 행진곡 함(한번) 불러보자.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허철호 기자

    도움말 =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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