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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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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추관 협착증 증상과 치료법

잘나가던 그녀 엉덩이 통증 그냥 넘겼다간 허리 나간다
요추 신경통로 좁아지면서 신경 압박하는 질환
허리 숙일때 아프면 디스크, 펼때 아프면 협착증

  • 기사입력 : 2017-05-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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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호용 교수가 요추관 협착증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평소 엉덩이에 통증을 자주 호소하던 A(65·여)씨. 나이가 들어 아픈 것이라 생각하고 통증이 심해질 때마다 파스나 진통제로 견뎠지만 통증이 다리까지 이어지고, 특히 허리를 펼 때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 일상생활을 도저히 유지할 수 없어 근처 대학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요추관 협착증으로 판명됐다. 다행히 치료가 늦지 않아 시술과 약물치료로 통증이 사라졌지만, 더 늦었다면 수술과 합병증으로 고생했을 생각에 지금도 아찔하다.

    최근 급속한 노령화로 척추관 협착증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척추관 협착증으로 내원한 환자 수는 지난 2011년 96만4911명에서 2014년 131만801명으로 3년간 34만5890명(36%) 증가했다. 척추관 협착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질환은 요추관 협착증인데, 초기에는 허리 부근에만 통증이 발생하다 점차 신경 압박이 심해지며 엉덩이와 허벅지까지 당기기 시작하고 통증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환자가 나이 탓으로 여기고 지내다 증상이 무릎 아래에서 발바닥까지 나타나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요추관 협착증은 척추 중 허리에서 골반까지 이어지는 부분인 요추의 신경통로가 좁아져 신경막과 신경근을 압박하는 질환으로, 디스크 탈출증과 함께 척추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퇴행성 변화가 진행됨에 따라 디스크의 팽윤 및 탈출, 후관절의 비대 등 변화로 인해 신경관에 협착이 나타나 발생한다. 이 외에도 화학적 작용으로 염증이 발생하거나 협착으로 인해 신경근에 혈류 및 영양소 공급이 불충분해져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대부분 40대에 발병해 50, 60대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으며,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요통과 하지 방사통, 신경성 간헐 파행증이다. 허리를 숙일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디스크와 달리 허리를 숙이면 통증이 완화되고,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악화된다. 신경성 간헐 파행증은 요추관 협착증의 특징적인 증상이다. 처음에는 주로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다 서서 걷기 시작하면 통증이 점차 허벅지에서 무릎 아래 발바닥으로 내려가고 저리고 시린 증상이 나타나 더 이상 걷지 못하고 허리를 굽히거나 앉아서 쉴 수밖에 없게 된다.

    요추관 협착증은 단순 영상(X-Ray), 전산화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단순 영상은 가장 기본적인 검사로 전반적인 뼈의 특성이나 정렬상태, 앞뒤로 허리를 굽힌 상태에서 촬영해 불안정성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신경 압박의 정도나 디스크 변성, 인대의 비후 등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실시한다. 또한 염증성 자극 등에 의해 생성되는 골극이나 뼈의 퇴행성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전산화 단층촬영 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을 찾거나 말초신경병증 등의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근전도 검사와 신경전도 검사를 보조적으로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요추관 협착증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눠진다. 요추관 협착증을 처음 진단하게 되면 우선적으로 운동 요법과 비수술적 치료를 진행한다. 비수술적 치료로 가장 먼저 약물치료를 고려하는데, 타이레놀 계열의 단순진통제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사용한다. 또한 협착부위에 혈류 개선, 활성산소 생산 억제 등을 위해 추가적인 약물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통증이 심할 경우 마약 성분이 포함된 진통제를 단기간 사용하거나 항우울제, 항경련제 계통의 약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약물치료 후에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신경차단술을 시행한다. 신경차단술은 경막외 공간이나 신경근 주변부에 국소마취제, 스테로이드, 유착제거제를 주사해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차단시키고 염증으로 인해 나타나는 반응을 경감시키는 시술이다. 약제를 주입하고자 하는 부위에 따라 허리 가운데나 척추 기립근의 바깥쪽에 주사를 놓고, 경우에 따라 꼬리뼈 부위에 주사를 놓기도 한다.

    최근 의료기술이 발달하며 다양한 시술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시술법인 신경성형술은 꼬리뼈 부위에 작은 구멍을 내어 카테터라고 불리는 가느다란 1㎜ 정도의 특수한 관을 신경통로에 삽입해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 방법이다. 이 시술은 신경이 좁아진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특수 카테터를 활용해 좁아진 신경통로를 의료용 풍선을 활용해 넓혀주는 풍선 확장술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시술법은 수술이 어려운 고령의 환자와 고혈압, 당뇨, 골다공증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10분 이상 걷기 힘들 정도로 일상 생활이 어려운 증상을 동반할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협착을 유발하는 뼈와 인대조직을 제거하는 단순 감압술과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를 제거하고 자가골 등을 삽입해 고정하는 유합술로 나눠진다. 유합술에는 후방 추체간 유합술, 전방 추체간 유합술이 있다. 후방 추체간 유합술은 허리를 절개해 신경관과 신경근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며 수술하는 방법이고, 전방 추체간 유합술은 복부를 절개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전방 추체간 유합술은 후방 추체간 유합술에 비해 근육과 인대 손상이 적다는 장점이 있으나 대혈관, 복부장기, 자율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관건이다. 최근에는 옆구리 부위를 미세하게 척추뼈 측면의 디스크를 제거하는 측방 유합술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신경 손상을 줄일 수 있어 전방 추체간 유합술의 장점을 취하면서도 단점을 줄일 수 있는 수술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신경외과 최호용 교수는 “수술 전 협착의 부위와 정도, 주요 혈관의 위치, 척추의 정렬 상태, 골다공증의 정도, 환자의 체형, 허리 수술 병력 등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자 개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 방법을 찾아야 수술 효과를 높이고 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신경외과 최호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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