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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창녕 부곡하와이 폐업… 우리와 함께한 기억들

알로하, 부곡하와이… 알로하, 38년의 추억

  • 기사입력 : 2017-05-3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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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만 아저씨랑 캠프한 코딱지들 있지 않나요?(독자 이선주씨)”

    부곡하와이가 문을 닫았다. 1979년 창녕 출신 재일교포인 고 배종성씨가 설립한 부곡하와이는 국내 1호 종합레저시설이 되면서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시절 연간 200만명이 다녀가는 등 38년간 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휴양지다. 200여개 객실의 1급 호텔과 온천수를 이용한 전천후 실내외 유수풀, 수영장과 동물원을 비롯해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놀이공원, 박제전시관, 조각공원, 대형공연장 등을 함께 갖추면서 신혼여행, 수학여행, 수련회의 중심지로 자리했다. 1984년도 5월 1일자 본지 광고에도 어린이날, 부처님오신날, 어버이날 감사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연다는 내용이 있어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시절을 증명한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대형 워터파크가 들어선 데 이어, 부곡 인근에도 양산 통도환타지아, 김해 롯데워터파크 등 대형 물놀이 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입장객이 크게 줄어들어 경영난으로 폐업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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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지혜.


    부곡하와이의 추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폐업 소식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부곡하와이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으며, 폐장을 앞둔 27·28일에는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아 추억을 공유하기도 했다. 부곡하와이는 지난달 28일 홈페이지에 “38년 추억을 간직하겠습니다. 저희 부곡하와이는 2017년 5월 28일부로 폐업이 되었습니다. 지난 38년 간의 역사 속에 많은 분들의 추억이 함께 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훗날, 고객님들의 깊은 사랑에 보답할 수 있는 새로운 만남을 기약합니다. 그동안 보내주신 사랑과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부곡하와이 내부의 경영비리 의혹으로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등 퇴장에 얼룩이 지는 일이 생겼지만, 복고바람이 부는 요즘 정비를 마치고 재개장을 기대하는 바람도 이어지고 있다. 본지는 도민들의 추억이 구석구석 깃든 이곳을 다시 떠올리는 독자들의 마음을 기록하기로 했다. 멀리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갈 수 있는 고맙고 따뜻한 하와이에 보내는 마지막 인사도 사진과 함께 싣는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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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학민.

    이학민(26·울산 동구 화정동)

    수영장에서 수영하기 전에 김영만 아저씨가 말씀하셨죠. “수영장에 특수약품을 타서 수영장 물 안에서 쉬하면 수영장 물이 검게 변합니다!” 물안에서 쉬하고 싶었는데 꾹 참고 수영했던 기억이 있네요. 김영만 아저씨랑 찍은 사진이에요. 앞열 왼쪽 두 번째가 저입니다. 진주에 살던 1996년 7살 때 사진인데, 그땐 진짜 아저씨 말씀이 무서웠거든요. 성인이 돼서도 몇 번 갔었는데 경남의 상징적인 휴양지가 없어지게 돼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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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백(23·창원시 마산합포구 완월동)

    어릴 때는 또래 친구들과 마냥 신나게 놀러 가던 곳이었는데, 어른이 되고 다른 더 좋은 놀러 갈 데가 생기면서 부곡하와이를 거의 찾지 않다가 의경 때 밀양송전탑 현장에 파견돼 숙소로 사용하게 되면서 향수에 젖었습니다. 의경 당시 부곡하와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목욕탕이었어요. 시위현장에서 부곡하와이가 가까워 일주일씩 머물렀는데 힘든 일과를 끝내고 따듯한 물에 담가 몸을 풀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폐장된다는 소식이 있어 안타깝고, 나중에 제주의 앤트러사이트처럼 도시재생사업으로 재탄생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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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수.

    안경수(29·경기도 일산동구 중산동)

    어머니께서 직업간호장교셔서 광주병원에 계시는 바람에 언니랑 저는 부산 해운대에 있는 할머니 댁에서 자라서 부모님이랑은 주말마다 만났어요. 그때마다 부곡하와이에 자주 갔어요. 유치원에 다니면서도 갔는데, 어릴 때 이후로 가본 적이 없네요. 추억의 장소가 사라지는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추억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괜찮다고 여기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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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환웅.

    김환웅(28·부산시 강서구 송정동)

    전 부곡하와이 처음 가 본 게 20살 때 대학교 와서였어요. 적십자 동아리에서 처음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간 것이 부곡하와이에서의 초등학생 인솔이었는데 그때 이후로 봉사활동을 제대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곳이라 의미가 커요. 조그만 아이들이 순진하게 노는 모습을 보고 몸은 고돼도, 보람을 느꼈거든요. 초보 선생님인 걸 알고 초등학생들이 많이 괴롭히기도 했는데, 헤어질 때는 정이 들어서 아이들이 울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후 700시간이상의 봉사활동을 했는데도 가장 기억나는 것은 부곡하와이 첫 봉사활동이라 9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네요. 그 후로도 매년 부곡으로 갔는데 없어진다니 아쉽습니다. 저의 좋은 대학교 추억을 후배에게도 물려주고, 느꼈으면 하는데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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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다정.

    이다정(26·창원시 마산합포구 신포동)

    어렸을 때 추억의 공간이 사라져서 아쉽지만 한편으론 변화와 쇄신 없인 살아남기 어려운 현 세태를 대변하는 사건이 아닌가 해요. 경영진이 두 팔 걷고 노력했다면 부곡하와이의 역사가 더 길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열심히 물놀이하다 돗자리 위로 올라가서 먹던 수박맛이 정말 꿀맛이었는데, 그때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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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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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g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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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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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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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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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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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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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환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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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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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g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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