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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을 위해 슬로머니 일자리를 만들자- 김종덕(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 회장)

  • 기사입력 : 2017-06-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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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일은 소득이라는 경제적 측면을 넘어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끼치는데, 우리의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에 취업하지 못해 크게 좌절하고 있다. 이를 반영해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업을 하고 싶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고, 취업이 안 되자 3포세대(연애, 결혼, 출산)를 넘어 5포세대(3포, 인간관계, 집), 7포세대(5포, 꿈, 희망)라는 자조적인 말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저출산율과 인구절벽 또한 청년들의 고실업률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청년들의 고용절벽과 그로 인한 문제 때문에 부모 세대의 부담과 걱정도 커지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수많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은 능력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오늘날 우리 청년들은 취업과 관련해 최고의 스펙을 가지고 있다. 청년들의 고용 절벽은 고용이 줄어든 사회에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고성장이 아니라 저성장이 자리하는 가운데, 기업들은 사업장을 외국으로 이전하고, 가급적 고용을 줄이는 한편 점점 더 많은 일자리가 로봇이나 자동화 프로그램 등으로 대체되고 있다.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 책임 있는 공공분야도 정규직이 아니라 비정규직이라는 한시적 일자리를 만드는 데 급급해 왔다. 이러한 고용환경이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점점 더 줄어들게 했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줄어들자 더 많은 젊은이들이 ‘공시족’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국정의 가장 으뜸 목표로 정하고, 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시의적절하다. 문제는 접근 방식이다. 청년들의 일자리와 관련, 위에 있는 벽돌을 빼서 아래 벽돌을 쌓는 일자리 창출방식, 중장년 일자리를 빼앗아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세대간 갈등을 포함해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청년 일자리와 관련, 시장과 무한 경쟁에 기초한 경제 관련 일자리 창출도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일자리는 시장변동에 따라 증감이 불가피하며, 지금처럼 저성장 시기에는 대폭적인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기업에 강요할 수도 없다.

    청년 일자리 창출과 관련, 시장영역이 아니라 특히 공공분야에서 대안적 일자리, 사회 연대와 공동체 회복, 생태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와 관련, 우디 타쉬가 슬로푸드운동의 철학을 담아 쓴 <슬로머니: 땅, 먹을거리, 세상을 살리는 자본>에서 제안하는 지속가능성 프로젝트와 관련된 일자리를 만드는 슬로머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슬로머니와 반대로 패스트머니는 아무 관계도 맺지 않은 채 오로지 익명성과 유동성에 기반을 둔 투자, 투기에 사용되는 돈을 말한다. 이를테면, 핵무기 제조, 담배 판매, 여가의 상품화, 대형마트의 개장, 초식동물인 소에게 먹일 동물성 사료의 개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성장호르몬의 투여 등에 쓰이는 돈이다. 반면 슬로머니는 경작지 지력 유지, 물자원 관리, 종자 보존, 식습관 바꾸기, 공공급식에 로컬푸드 사용, 공동체 복원, 평생교육 확대, 미세먼지 줄이기, 치매 예방 등과 관련해 사용되는 돈이다. 일차적으로 국가가 재정을 투입해 슬로머니와 관련된 사업을 직접 시행하고, 민간부문의 참여도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다. 환경, 경제, 사회적 부문에서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청년일자리의 창출은 첫째,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둘째, 청년들은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되고, 셋째, 사회적으로는 지속가능성 위기에 대응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김종덕 (국제슬로푸드 한국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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