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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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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스페인 (1)

  • 기사입력 : 2017-06-0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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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여행 중 가장 좋았던 나라 한 곳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바로 ‘스페인’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우디와 피카소의 나라, 축구와 클럽, 젊음과 열기로 가득 찬 나라, 플라멩코와 와인의 나라 등 스페인을 꾸며주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진짜 ‘놀 줄 아는 나라’가 바로 스페인인 것 같다. 금요일 저녁 카탈루냐 광장으로 나가보면 우리나라 이태원과 강남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대로 ‘불금’을 즐기는 나라가 ‘스페인’이었다.

    유럽 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가장 가고 싶었던 나라는 ‘스페인’이었다. tvN 방송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스페인 편을 보며 가우디의 기괴한 건축물들을 직접 보고 싶었고 FC 바르셀로나의 경기도 직접 보고 싶었다. 아쉽게도 내가 방문했을 때는 겨울이라 이비자를 들르지 못했는데 섬 전체가 ‘클럽’이라는 ‘이비자 섬’ 또한 방송을 통해 익히 들었을 것이다.

    스페인을 가기 전 나는 런던에서 출발해 바르셀로나행 저가 비행기를 이용했다. 신기한 일이 있었는데 영국에서 만난 여대생 수진이의 잃어버린 지갑을 바르셀로나행 비행기에서 만난 한국인을 통해 찾게 된 일이었다.

    영국에서 만난 한국인 여대생 수진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타워브리지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했다. 그런데 바르셀로나행 비행기에서 만난 옆자리 한국인 성찬, 영효, 현수가 영국에서의 일을 얘기하다가 한 한국인의 지갑을 주운 외국인에게 지갑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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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우디 사망 100주년인 2026년에 완공 예정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외국인은 같은 한국인이니 한국에 돌아가서 찾아주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고, 그들은 그것을 받아서 어떻게 찾아줘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에게도 지갑 주인의 학생증을 보여줬는데 낯이 익었다. 바로 영국에서 만난 수진이의 지갑이었다. 다행히 내가 휴대폰 번호를 알고 있었고 나중에 한국에서 연락을 통해 만나 지갑을 돌려주게 됐다.

    이런걸 보면 사람 인연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은 틀린 것이 없다. 이상하게도 여행을 하면 신기한 일들이 더욱 많이 생기는 것 같다. 그렇게 함께 영국에서 스페인까지 함께 가는 한국인들도 만나고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카탈루냐 광장으로 향했다.

    시간이 늦어 저녁으로 바로 카탈루냐 광장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 파에야와 샹그리아를 시켰다. 스페인에서 꼭 먹어야 할 것이 이 파에야다. 해물, 먹물 파에야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양도 많고 저렴한 가격에 풍성한 해물과 한국인 입맛에도 맞는 짭짤하고 매콤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다음 날 셀프 가우디투어를 했는데 가우디투어는 여행사들 투어 상품들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투어다. 가우디가 만든 건축물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구엘공원, 카사밀라, 카사바트요 등을 볼 수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구엘공원은 미리 예약을 해 가는 것이 좋은데 특히 구엘공원은 하루에 정해진 인원 수만큼만 입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예약을 해서 가는 것이 좋다. 먼저 ‘사그라다 파밀리아’역에 하차한 후 밖으로 나오면 높이 솟아오른 기괴한 모양의 성당이 보인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높은 성당, 스페인 성가족 대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다. 실제로 눈앞에서 보니 그 웅장함에 경건해지는 기분이었다.

    1882년부터 건축을 시작한 이 성당은 여전히 지어지고 있다. 처음 지어질 때 완공만 200년이 걸릴 것이라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2026년 가우디 사망 100주년을 맞아 완공될 예정이다. 내가 살아있을 때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완공을 볼 수 있다니, 다음엔 완공된 모습을 보러 다시 오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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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사밀라.


    관람 예약은 공식사이트(http://www.sagradafamilia.org/en/tickets/)에서 할 수 있고 입장권은 기본 15유로, 국제학생증이 있다면 13유로이다. 안토니오 가우디가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감독이 된 것은 1883년이었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40년간 사그라다 파밀리아 건축을 위해 일하다 전차에 치여 사망했지만, 초라한 모습에 아무도 알아보지 못해 늦게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그만큼 오로지 자신의 예술작품을 위해 살아왔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지금은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물들이 유네스코에 지정되어 있을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지만, 당시 기부금만으로 공사를 200년간 진행하겠다는 가우디의 말을 듣고 후원을 했던 스페인 사람들 또한 대단한 것 같다.

    성당은 3개의 파사드에 총 12개의 탑이 세워져 있다. 12개의 탑은 12명의 예수 제자를 상징한다고 한다. 외부는 크게 옥수수처럼 생긴 탑과 기하학적인 모양으로 새겨진 무늬들을 볼 수 있다. 내부로 들어가면 나무와 자연을 상징하는 모양으로 꾸며져 있는데 천장의 모습이 놀라울 정도로 특이하다. 가우디는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을지, 천재란 이런 것일까 생각했다.

    다음으로 카사밀라와 카사바트요로 향했는데 모두 람블란스 거리로 향하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모퉁이에 물결치고 있는 큰 주택이 보인다. 옆에는 가게들도 있고 갑작스럽게 건축물이 보여서 적잖게 놀랐다. 실제 사람들이 살았던 아파트이며 발코니도 보인다. 1910년 건축한 이 공동주택은 당시의 소비문화가 급성장하며 부유층이 생겨난 모습을 말해주기도 한다. 안으로 들어가면 화려한 생활용품과 내부 구조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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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길을 따라 3분가량 내려가다 보면 맞은편에 뼈와 이빨 모양의 주택 카사바트요를 볼 수 있다. 카사밀라는 ‘산’을 표현한 것이라면 카사바트요는 ‘바다’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직물업자 바트요의 요청에 의해 지은 저택이라고 한다. 정말 대단한 게 건축물 자체로 마치 신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다.

    귀, 용, 해골, 뼈를 상징하는 조형물들로 꾸며진 이곳은 낮엔 반짝거리고 저녁엔 조명으로 환해지는 곳이다. 확실히 가우디는 알록달록하고 신화적인 요소를 많이 이용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구엘공원으로 향했는데 구엘공원은 버스를 이용해 가는 것이 좋다. 24번, 92번 버스를 이용하면 공원 후문에서 내릴 수 있다. 지하철역으로 가게 된다면 약 20분간 오르막길로 가면 도착할 수 있다.

    가장 알록달록한 공원, 모자이크로 표현한 공원은 반짝거리기까지 한다. 도롱뇽과 긴 뱀을 상징하는 조형물들을 볼 수 있다. 중앙광장으로 가면 넓은 운동장과 운동장을 둘러싼 긴 벤치를 볼 수 있다. 벤치는 모두 알록달록한 모자이크로 되어 있다. 이곳에서 스페인의 전경과 지중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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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중해가 보이는 구엘공원 중앙광장.


    예약은 구엘공원 공식 홈페이지(http://www.parkguell.cat/en/buy-tickets/)에서 할 수 있고 7유로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와 구엘공원은 모두 지정된 시간에 들어갈 수 있으니 시간을 잘 선택하길 바란다. 특히 구엘공원은 동떨어져 있고 석양이 질 때가 가장 아름답기 때문에 맨 마지막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저 멀리 석양이 지는 지중해의 모습과 알록달록한 가우디의 모자이크 도롱뇽상을 보며 잠시나마 그의 예술가로서의 삶을 생각해봤다. 그의 건축물들이 모두 유네스코에 지정될 만큼 너무나 대단한 사람이었고 화려한 예술가였지만 마지막 죽음은 누구보다 초라했던 가우디의 삶. 그의 사망 100주기를 맞아 세상에서 가장 높이 솟아오른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완공될 때 예술가로서의 인생이 비로소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여행 TIP

    ① 구엘공원은 매일 인원을 체크해 입장을 할 수 있으니 반드시 예약을 해야한다. 특히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오후 시간대에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② 사그라다 파밀리아-산트 바우 병원-카사밀라-카사바트요는 모두 연결돼 있어 도보로 다니며 관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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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은

    △경상대 국문학과 졸업

    △커뮤니티 ‘여행을 닮은 인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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