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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산다 - 이영자

  • 기사입력 : 2017-06-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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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한 친구가 물었다

    어디서 어떻게 사냐고

    마 산다고 대답했다



    요즈음 친구가 물었다

    지금도 마산에서 사냐고



    떠났어 벌써 떠났어

    떠나지 않고는 모를

    그리움 쌓으며 산다고 했다



    구차하나 남루하지 않은 선비네 종가

    그가 준 것은

    구워도 삶아도 변함없는 날것의 풋내

    재물 말고 사랑이었나니



    친구야 듣느냐

    이래저래 마 산다



    ☞ 시인은 젊은 시절 마산에서의 삶이 있었다. 요즈음은 지리산 자락 동네인 산청에다 터를 잡고 산다. 이런 시인에게 어느 친구가 안부를 묻기에 마 산다고 했단다.

    역시나 시인이다. 아니 누구나 이렇게 대답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시의 주제이자 제목이 아주 절묘하다.

    ‘마 산다’는 경남 사람이 아니라면 얼른 이해되지 않아 고개를 주억거리게 될 것이다.

    여기에 이 작품의 묘미가 있다. 시인은 단답형으로 아주 근사하게 우리 지역말로 말하고 있다.

    ‘마 산다’고. 게다가 남루하진 않지만 구차한 선비네 종가의 삶을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지금도 이래저래 마산을 떠나지 않고는 모를 그리움 쌓으며, 시인은 수다스럽지 않게 ‘마 ~ 산다’. 정겹지 아니한가.

    정이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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