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7일 (수)
전체메뉴

[촉석루] 세 분의 스승님- 유정민(이프네이처 대표)

  • 기사입력 : 2017-06-14 07:00:00
  •   
  • 메인이미지


    제2의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 뵌 분들 중에 새 삶의 초석이 되게 해주신 세 분의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 분은 자굴산 치유수목원의 이일원 원장님이다. 지난 2015년 11개월의 수목원 전문가 과정을 그곳에서 숙식하며 배우는 동안 원장님께서는 나무도 사람하고 똑같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처음에는 그 말뜻을 몰랐으나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제는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어느덧 나 또한 누군가에게 나무도 사람하고 똑같다는 얘기를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생명을 대하는 마음이 나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해주셨다.

    두 번째 분은 지난 2015년 11월 30일 처음 뵌 포항 기청산식물원의 이삼우 원장님이다. 당신께서 식물들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하면서 알게 된 내용이라고 하시면서 꽃이 예쁜 나무는 낙엽이 예쁘지 않고, 꽃이 예쁘지 않은 나무는 낙엽이 예쁘다고 하셨다. 그분의 말씀은 너무나 강렬했기에 이제는 열 가지 중 못난 아홉 가지가 아닌 잘난 한 가지를 찾아내고자 하는 긍정의 마인드가 내 삶 속에 파고들었다. 그분의 말씀을 통한 나의 해석은 하물며 나무도 그러할진데 이 세상 사람 누구나 다 다른 사람하고 비교될 수 없는 그 나름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과 아울러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떠나서 각자의 삶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함을 느끼게 해 주셨다. 짧은 시간 그분을 뵙고 말씀을 들었지만 내 삶 속 깊은 곳까지 스며들었다. 그분의 선한 얼굴과 말씀이 지금도 생생하게 들려오는 듯하다. 언제 또 뵐지 모르겠지만 다시 한 번 만남의 시간을 갖고 싶다.

    세 번째 분은 경주 동궁원 식물원 2관 공사 초기의 짧은 시간 숙식을 함께하면서 따뜻하게 대해 주신 이내증 사장님이다. 칠순이 넘으신 나이임에도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 꼼꼼히 챙기시면서,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이나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 곳조차도 모든 공정에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그분의 말씀이 떠오른다. 제주도 여미지식물원을 만드시고 초대 식물원장을 하신 그분을 알게 되어 감사하다. 세 분의 모습과 말씀이 생생하다.

    유정민 (이프네이처 대표)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