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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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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검찰에 대한 이해와 오해- 강진태(진주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7-06-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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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창원지검 진주지청 간부들과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불’ 임원들이 인근 시골 농장건물에서 술을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한 사실이 언론에 조명되면서 검찰이 상당히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날 자리는 양측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해 만찬을 곁들인 간담회로, 올 상반기 검사인사 이후 진주지청 피해자지원 전담 검사의 변경 등에 따라 진주지청과 등불의 상호이해를 도모하고 지난해 센터 사업 결산, 올해 사업계획을 보고하기 위해 등불의 제안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이 간담회는 이미 지난 3월 피해자지원심의위원회를 마친 후 등불 이사장의 제안에 따라 최초 계획됐고, 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공식적인 행사계획 및 결재를 거쳐 개최됐다고 한다. 특히 진주지청은 행사공문 시행 이후 행사 전날 간담회 식사비용으로 50만원을 등불에 미리 지원했고, 행사 장소는 등불 임원 소유 농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를 취재한 언론에서는 이른바 돈봉투 만찬에 대한 내부 감찰이 시작된 바로 다음 날 검사들이 민간자문위원들과 산속 농장에서 만찬을 가졌다는 점, 민간위원이 일부 경비와 장소를 제공한 것이 법위반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이 사실관계를 접하면서 우리는 크게 두 가지 문제를 발견한다.

    첫째는 이 행사의 타이밍 문제다. 사실상 이 행사는 너무도 평범한, 오랜 세월에 걸쳐 검찰과 민간위원들 간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것 더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더욱이 경비까지 검찰이 부담했다면 아무것도 문제 삼을 것이 없는 일이다.

    다음은 검찰개혁의 화두가 던져진 이후 검찰 산하 민간단체의 구성과 운영에 대해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시점이라는 것. 이번 행사를 주최한 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비롯해 법사랑 위원회(구 범죄예방위원회) 등은 검찰 산하 민간단체로,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많은 봉사활동을 펼쳐온 사실은 부인하지 못한다.

    그러나 오랜 세월 이 단체들의 구성, 운영 과정에서 생겨나고 있는 각종 괴리감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대수술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이 많다. 단체의 성격상 구성원이 어느 정도의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하겠지만, 지역에서 돈있고 힘깨나 쓰는 인사들이 대부분인 이 위원회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눈길이 곱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검찰의 뜻과 상관 없이, 돈만 벌면 이 단체들에 가입한다고 한다. 정말 봉사할 마음가짐을 가진 인사들보다는 사업하는 인사들이 보험성으로 참여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까지 회자된다. 검찰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이번 일을 계기로, 산하단체의 구성, 운영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기를 바란다.

    강진태 (진주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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