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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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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보내는 이상신호 ‘비출혈’

코피, 쉽게 봤다간 큰코다친다

  • 기사입력 : 2017-06-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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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출혈(코피)은 일생 동안 한 번 이상은 경험하게 되는 흔한 증상이다. 가벼운 병증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지만 때로는 양성종양부터 암·장기 기능에 이상이 있음을 알리는 경고일 수도 있다.


    ▲양상과 형태, 자세히 알아야

    비출혈은 전체 인구의 60%까지 발병하는 흔한 이비인후과적 질환으로 연령과 성별 구분 없이 발생한다. 주로 10세 미만과 45~65세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으며 일반적으로 남자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50세 이상에서는 남녀 성비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출혈은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서 전방 출혈과 후방 출혈로 나뉜다.

    전방 출혈은 코 입구부(비중격전방)의 모세혈관 출혈에 의한 것으로 혈관을 덮고 있는 조직이 얇아 외상을 받기 쉬워 흔히 발생하는 유형으로 비출혈 유형의 90%를 차지한다. 이 부위는 비출혈이 반복되더라도 소량의 출혈 증상을 보이고 제대로 조치하면 쉽게 출혈이 멈춘다. 그러나 코 깊숙한 부위(하비갑개후방부) 출혈에 의한 비출혈은 고혈압이나 동맥경화가 동반된 경우가 많아 장년, 노인층에서 흔하게 발생하며 가정에서는 지혈도 힘들고 오랫동안 출혈이 계속돼 주의해야 한다. 또한 저혈량성 쇼크와 같은 의학적인 문제가 동반되기도 해 전문가의 처치가 필요하다.


    ▲국소적 원인에 의한 출혈

    우리 몸의 이상 신호와 연결해볼 때 비출혈의 원인은 크게 코 자체에 문제가 있어 생기는 국소적 원인과 신체적인 이유로 발생하는 전신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다.

    국소적 원인은 직접적으로 비강 내에서 점막이나 혈관에 손상을 줘 비출혈이 생기는 경우로, 크게 외상과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해 비강점막이 건조하거나 염증이 생긴 경우, 이물질·독소 또는 화학적 자극제, 종양 등으로 인한 것이다.

    외상의 경우 뚜렷한 원인 없이도 비점막이 손상돼 비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점막에 손상을 주는 가장 흔한 원인은 어린이, 성인(특히 젊은 남자), 정신지체인 등이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코를 후비는 것이다. 이로 인한 직접적인 점막, 혈관의 손상이나 2차적인 염증으로 인해 비출혈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일상적인 경우 외에도 비강·부비동 또는 안면골·두개골이 골절됐을 때와 같이 비점막이 손상된 경우 대량의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비강 내 이물이 원인인 경우는 어린아이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으며 코막힘과 냄새 나는 콧물이 동반되며 한쪽만 발생하는 편측성일 때 의심할 수 있다.

    유해한 화학물질이 존재하는 작업환경 또한 성인의 경우 고려해야 할 원인으로 독소 또는 화학적 자극제인 인쇄용 잉크, 황산, 암모니아, 인, 가솔린, 크롬산염 등이 코 점막을 자극해 비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종양과 동맥류는 흔한 원인은 아니지만 반복적이고 심각한 일측성 비출혈이 있고 코막힘이 동반될 때 의심할 수 있다. 화농성육아종(모세혈관의 과민반응으로 인해 발생한 혈관조직이 풍부한 종양), 비인강혈관섬유종, 혈관종과 같이 다량의 혈관분포를 가진 종양에 의해서 출혈이 발생한다. 이 중 화농성육아종은 임신한 여성이나 경구 피임제 등으로 호르몬의 변화가 있는 경우 흔히 발생하며 비강 전반부에 출혈성비강 종물이 발생해 편측성비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 혈관섬유종은 젊은 남자에서 심한 반복적 비출혈이 나타날 때 의심해볼 수 있다.


    ▲전신적 원인에 의한 출혈

    비강의 직접적인 원인 이외에 전신적인 기저 질환 역시 비출혈을 자주 일으키게 되는데 특히 혈액응고와 관련된 질환들이 원인이 된다. 혈액은 혈관 밖으로 누출되면 응고돼 출혈이 멈춰야 하나 혈액응고질환이 있으면 이러한 작용이 되지 않아 비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원인에는 선천적 응고장애 질환 가운데 가장 흔한 폰빌레브란트(von Willebrand)병이 있다. 전신적으로 쉽게 멍이 들고 반복되는 비출혈이 있으면서 월경 과다, 잇몸 출혈과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

    또 혈소판 수가 감소하는 질병들에서도 쉽게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혈소판의 생성에 문제가 있는 백혈병, 다발성 골수종, 간질환 등은 혈액 응고나 혈수판 수를 감소시켜 비출혈을 포함한 출혈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 그 밖에 흔한 후천적인 혈액응고장애로는 심근경색, 협심증, 부정맥 등 심혈관질환이 있다.

    또 기타 뇌혈관, 말초혈관으로 인해 복용하는 항응고제인 아스피린, 헤파린, 와파린 등의 복용이 원인일 수 있는데 간혹 이러한 약을 투약할 때 출혈성 경향이 높아져 비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혈액 응고 인자 생산에 관여하는 간 혹은 신장질환 또한 연관이 있는데 장기 혈액 투석을 받는 만성 신부전 환자가 비출혈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으며, 알코올 섭취로 인한 간질환 환자에서 혈액 응고 인자의 생산이 부족해 출혈성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응고질환은 그 치료가 힘들고 보통 출혈 부위의 비강을 틀어막는 패킹을 시행하는데 이는 패킹돼 있는 동안의 출혈을 제어할 뿐 패킹을 제거하면 이차적으로 점막이 손상돼 출혈이 더욱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노화에 따른 혈관벽의 변화 중 특히 동맥벽의 섬유화로 인해서 발생하는 혈관의 경화성 변화는 노년층에 있어 비출혈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이며 특히 고혈압은 만성적인 혈관 손상을 일으킴으로써 비출혈을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비강의 뒤쪽에는 전방보다 상대적으로 큰 동맥들이 위치하고, 코인두총이라는 정맥총이 있는데 동맥경화증이나 고혈압 등에 의해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이 부위에서 비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혈압이 상승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더 자주 비출혈을 경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비출혈을 경험한 환자들의 사후에 비강 혈관을 조사한 결과, 비강 동맥의 퇴행성 섬유화 정도가 비출혈을 경험하지 않은 환자보다 훨씬 심했음이 확인됐다.

    이와 같은 출혈의 경우는 출혈 부위가 전방 출혈보다 깊은 부위에 있기 때문에 이비인후과에서 비강 내시경을 통해 찾아야 한다. 또한 전방 출혈에 비해서 큰 혈관에서 비롯된 출혈이기 때문에 출혈량이 많아 출혈 부위를 찾기가 더 어렵다. 심한 경우에는 출혈량이 많아 드물지만 쇼크가 올 수 있고, 혈류가 기도로 넘어가 폐로 들어가 흡인이 되면 폐렴이 될 수도 있으며, 입원 및 장기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다. 간혹 지혈이 쉽지 않을 경우 수술실에서 국소 또는 전신 마취를 해서 지혈을 시행할 수 있다. 지혈 이후 재출혈로 인해 재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자료 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2017년 건강소식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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