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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스펙의 삶보다는 꿈꾸는 삶이 행복하다 - 박경훈 (창원대 창업지원단장 산학협력단장)

  • 기사입력 : 2017-06-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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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 중반을 넘어서는 대학 동기 몇 명과 오랜만에 모임을 가졌다. 줄곧 모범생이었던 공무원, 공무원이 되고 싶었던 주식투자자, 육군 장교로 전역해 교육분야 대기업 다니다 창업한 사업가, 그리고 대학 교수라는 직업을 가진 나, 같은 전공을 공부했지만 참으로 다양한 꿈을 꾸면서 때로는 힘든, 때로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 같다.

    대학에 있다 보니 20대 젊은 청춘들이 꿈꾸는 삶에 대해 자주 얘기를 나눈다. 학생들로부터 젊은 청춘답게 조금은 황당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자신들만이 꿈꾸는 삶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점점 힘들어지는 것 같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높은 토익점수와 학점, 많은 자격증 취득 등을 위한 소위 ‘스펙의 삶’과 공무원 시험에 올인하면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아마도 젊은 청춘들이 지금의 삶에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것이 자신들만이 꿈꾸는 삶이 아닌, 획일화된 스펙의 삶을 살아가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요즘은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내가 꿈꾸는 삶에 대한 작은 보따리를 자주 풀어놓는다. 내가 꿈꾸는 삶은 그동안 쌓아온 전문지식과 드론이나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을 합쳐서 올해와 같은 가뭄이나 오르락내리락하는 농산물 가격에 대한 걱정 없이 마을 사람들이 함께 즐겁게 농사 짓고 다양한 농산물을 가공해서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어 판매하고 주말이면 도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찾아오는 산과 물, 들이 있는 풍요로운 농촌마을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런 꿈이 있기에 나와는 상관이 없을 것만 같았던 6차 산업, 기업가 정신, 마을기업 등과 같은 용어들이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초등학교부터 사춘기라고 주장하는 고등학생 아들에게도 나의 꿈 보따리를 조금씩 풀어놓는다. 처음에는 무관심하게 대꾸도 하지 않았지만 요즘은 가끔씩 “아빠가 얘기한 정밀농업기술자가 되려면 어떤 학과에 가서 공부해야 해”라고 물어본다. 이런 아들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잘하면 아들과 함께 같은 꿈을 꾸면서 살아갈 수도 있겠구나!’

    박경훈 (창원대 창업지원단장 산학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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