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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119) 제19화 대통령선거 49

“경치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 기사입력 : 2017-06-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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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윤수가 고통을 당했으니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민주화가 이루어졌다고 무엇이 달라지겠어요? 다른 부류들이 있더라고요. 또 다른 독재자….”

    “또 다른 독재자요?”

    서경숙은 어리둥절했다.

    “한국에는 새로운 독재가 나타난 것 같아요. 엉터리 여론에 의한 선동정치…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을 정의라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의 주장은 조금도 듣지 않고….”

    서경숙은 박선호가 한국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아버지 박윤수 때문에 어린 시절 많은 고통을 당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가실까요?”

    커피숍에서 차를 마신 뒤에 인사동으로 이동했다. 초저녁의 인사동 거리는 퇴근하는 사람들이 물결처럼 흐르고 있었다.

    심은지가 예약한 식당은 아담한 기와집이었다. 음식도 정갈하고 맛이 좋았다.

    서경숙은 국화꽃으로 담근 전통주까지 주문했다.

    박선호와 부인도 맛있게 식사를 했다.

    “저녁 맛있게 먹었습니다.”

    식당을 나오자 박선호가 사례를 했다.

    “맛있게 드셔서 다행이에요.”

    “한국은 젊은이들이 2차는 호프를 마신다고 하더군요. 2차는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좋은 술집이 있습니까?”

    박선호가 2차를 제안했다.

    “예. 서울 시내 야경을 내려다보면서 마실 수 있는 호프집이 있어요.”

    서경숙은 안국동의 빌딩에 있는 스카이라운지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인사동은 밤에도 사람들의 물결이 가득했다.

    인사동 거리는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고 액세서리를 파는 노점도 많았다. 박선호와 미호코는 인사동 거리를 걸으면서 즐거워했다. 20분 정도 인사동 거리를 걷고 안국동의 빌딩으로 갔다.

    “경치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스카이라운지에 있는 호프집에서는 서울시내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서경숙은 맥주와 안주를 주문했다.

    “네. 오랜만에 보니까 저도 좋네요.”

    서경숙은 야경을 보고 흐뭇했다. 심은지와 전은희가 빌딩들 사이에 도로를 따라 흐르는 차량의 물결을 보고 환호했다. 서경숙은 박선호 부부와 즐겁게 술을 마셨다.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 기분이었다.

    “아버지가 서경숙씨의 그림을 남긴 것을 모르셨지요?”

    “제 그림이요?”

    “서경숙씨 그림이 아니라 서경숙씨를 모델로 한 그림….”

    “저를 모델로요? 전 모델을 한 일이 없는데요.”

    서경숙은 기억이 없어서 의아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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