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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도민예술단과 도립예술단 - 이근택 (창원대학교 예술대 명예교수)

  • 기사입력 : 2017-06-2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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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민예술단/도립예술단. 얼핏 들으면 비슷한 단체 같기도 하고, 같은 단체의 또 다른 이름인 줄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은 매우 다른 성격의 단체 이름이다. ‘도민예술단’은 경남도가 선정한 도내 기량이 우수한 5개 예술단체에게 ‘찾아가는 공연활동’을 지역민들에게 선물하는 문화예술 활동이다. 올해는 4월 ‘하동군 화개장터 벚꽃축제’를 시작으로 6개 분야별 예술단이 15개 시·군의 문화예술 소외지역 위주로 17회 공연을 통해 도민들을 문화예술의 즐거움으로 안내한다. 4월부터 9월까지 삼천포중앙시장, 합천시장 등지에서 10여 차례 공연을 펼친다. 선정된 단체들은 대부분 민간단체들이며, 대부분 20~30명 혹은 30~40명 되는 단체도 있다. 모두 비정규직이다. 공연 횟수에 따라 임금을 받을 수 있는 단원들이다. 다른 연주단체에 비정규직으로 소속된 경우도 제법 많다. 두 개 이상의 단체 일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 단체에서 받는 임금이 일 년에 수십만원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없다. 단체의 리더는 일감을 잘 구해 와야 하고, 단원들도 함께 도와줘야 한다. 4대 포험 등 개인적인 어려움들은 본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반면 ‘도립예술단’은 준공무원 신분을 보장받는다. 호봉에 의한 임금, 건강검진, 수당, 퇴직금 등의 혜택도 받는다. ‘도민예술단’과는 비교가 안 되는 신분임에 틀림없다. 지난 2011년 경남도의회 조우성 의원(현 도의회 부의장)이 ‘경남도립예술단’ 창단을 주장했다. 조 의원은 문화의 다양성, 삶의 질 향상, 젊은 예술인들의 일자리 창출, 문화산업의 활성화 등을 강조하며 ‘도립예술단’ 창단을 강조했다. 2000년 경남예총이 강력히 요청한 이후 두 번째다. 하지만 결국 경남예술단/도민예술단으로 운영되는 아쉬운 결과를 갖게 되었다. 이들 단체의 장점도 있다. 적은 비용으로 효율을 높인다는 이점도 있다. 이것은 경영자 측면에서의 관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부끄러운 것은 ‘도립예술단이 없는 대한민국 유일한 지역이 경상남도’라는 것이다. 다른 광역시·도들은 1~9단체로 예술단을 구성하고 있다. 교향악단, 합창단, 무용단, 뮤지컬단, 오페라단, 청소년관현악단, 소년소녀합창단, 국악관현악단, 청소년국악관현악단, 어린이예술단, 창극단, 국악단 등이다. 이들 중 필요한 단체를 선택해 도립예술단으로 만들면 된다. 경남도의 공연장 여건은 양호한 편이다, 2017년 도내의 공연 가능한 문예예술회관은 총 20개소로 조사됐다. 산청 함안 의령 밀양 거제 통영 사천 김해 양산 등 대부분의 도시들이 문화예술회관을 운영중에 있으며, 조금 큰 도시들은 2~5개의 공간을 통해 수준급의 작품들을 지역민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다만 공연 횟수가 부족하여 아쉬움이 많다. 도립예술단이 창단된다면 민간 단체들과 함께 폭넓고 질높은 순수예술과 대중예술, 또 4차산업과 연관된 흥미를 포함한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소위 퓨전예술을 포함한- 공연까지도 충분히 가능하다. 이를 계기로 낙후된 지역에 양질의 예술작품을 공급함으로써 문화갈증을 해소하고, 수준 높은 문화주민의 자긍심을 갖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국정운영의 우선 과제임을 강조하며 11조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일자리 창출을 해 내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챙기겠다고 했다. 또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정규직·비정규직은 예술문화단체의 상임단원·비상임단원의 관계와 흡사하다. 근무 조건은 거의 같지만 신분보장이나 급여지급에서 큰 차이가 있다. 도민예술단이 아닌 도립예술단이 맞는 대안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예술단의 출발은 상임과 비상임이 공존하는 체제로 출발할 수 있다.

    이근택 창원대학교 예술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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