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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이청득심- 이종훈 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7-06-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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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 마음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에서 그 이유를 ‘각각의 얼굴만큼 아주 짧은 순간에도 각양각색의 마음속에 수만 가지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사람 마음을 얻는 것을 정치라고도 하는 것 같다. 바람 같은 유권자(사람)를 잡아야 대통령이든 국회의원이든 자치단체장이 돼 정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 마음을 얻는 방법을 배우고 사회로 나가는 사람이 있을까마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사람에게는 뭔가 특별함이 있다. 바로 귀 기울여 경청하는 것이다. 말하는 것이 지식의 영역이라면 듣는 것은 지혜의 영역이라고 한다. 위인들의 일대기를 들여다보면 그들은 지식보다는 지혜를 발휘했다. 이순신 장군은 개인 집무실의 문턱을 낮춰 병사는 물론 민간인까지 출입을 허락해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토론하면서 전쟁에 대비했다고 한다.

    ▼중국 역사의 대표적 태평성세로 평가받는 당태종 이세민은 신하들의 직언과 비판을 과감히 받아들이고 그들의 의견을 통치에 적극 반영했다. 그는 간언할 수 있는 인재를 모으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순자는 왕제편(王制篇)에서 ‘왕자(王者)는 사람의 마음을 얻고, 패자(覇者)는 동맹국을 얻는다’고 했다. 이는 왕도정치(王道政治)를 실행하는 사람은 백성의 마음을 얻는 사람이라야 가능한 일임을 강조하는 말이다.

    ▼공자는 말을 배우는 데는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경청(傾聽)까지의 시간은 60에 이르러서야 터득했다며 60세를 이순(耳順)의 시기라고 했다. 새 정부가 광화문 1번가 열린광장을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귀를 열어 한마디 한마디를 듣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야당의 반발에도 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상대방(반대편)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마음을 얻는다는 ‘이청득심(以聽得心)’의 지혜가 아쉽다.

    이종훈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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