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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0) 수령불종(雖令不從)- 비록 명령해도 따르지 않는다

  • 기사입력 : 2017-07-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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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조직이나 회사조직에 있어서 직급이 올라가면 업무는 줄어들면서 봉급은 올라간다. 승진 못한 사람들이 보면 질투가 날 수 있다. 그러나 단순 업무량은 줄어들지 몰라도 직급이 올라가면 판단하고 책임져야 할 일이 많다. 그래서 고민은 더 많을 수 있다.

    기관장 가운데는 판단하기 힘들고 책임지기 싫으니까, 평소에 판단을 안 해주고 좋은 사람처럼 보이려고 부하들에게 “자율적으로 알아서 하세요”라고 해 놓고는 문제가 생기면 자기가 책임 안 지고 아랫사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간부를 아랫사람들이 존경하겠는가?

    또 우두머리나 간부가 된 사람은 정확하게 판단을 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판단이 정확하고 책임을 지는 간부라면 대개 자기의 언행도 모범을 보인다. 간부가 된 사람이 언행이 일치 안 하고, 온갖 이권에 개입하고, 약삭빠르고, 책임 안 지면서 생색만 낸다면 아랫사람들이 마음속으로 승복하겠는가? 또 그런 기관이나 단체가 잘 돌아가겠는가?

    공자(孔子)의 언행록(言行錄)이라 할 수 있는 ‘논어(論語)’에 “지도자 그 자신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시행된다. 그 자신이 바르지 못하면 비록 명령해도 시행되지 않는다[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라는 말이 있다.

    지도자가 모범을 보이면 말로 명령하지 않아도 아랫사람들이 존경하고 따라하게 돼 있다. 지도자가 바르지 못하면 비록 명령해도 따르지 않는다. 아랫사람들은 당장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 따르는 척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이것은 아닌데!”,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세상에 비밀이 없듯이 얼마 지나면 진실이 드러난다. 지금 문화관광부 공무원들이 박근혜 대통령, 장관, 차관들의 비리를 다 말하고 있지 않은가?

    문재인이 대통령 유세 과정에서 ‘적폐(積弊) 청산’을 소리 높여 외쳤다. 위장전입 ‘공직 배제 5대 원칙’ 등을 자신 있게 내놓았다.

    그러나 대통령 당선되고 나서 자신이 임명한 장관후보자들은 거의 대부분 이 ‘5대 원칙’에 확실하게 걸리는 사람들이다. 개중에는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가 지적했듯이 ‘청문회 대상이 아니라 처벌 대상인 사람’들이다.

    문 대통령의 권한으로 대통령이 몰아붙여 임명하면 결국 대통령의 힘이 되는 것이 아니고 대통령에게 독이 된다. 정권 말기에 가서 공무원들이 반기를 들거나 정보를 흘리면, 또 온갖 비리를 덮어쓴 대통령 신세가 되고 만다.

    정성을 들여 찾아보면 대한민국에는 지금 논란이 되는 사람들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이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대통령은 야당의 대표도 아니고 시민단체의 대표도 아니다.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대통령이다. 꼭 자기가 잘 알고, 자기와 끈이 닿는 사람만 찾으려고 해서는 안 될 것다.

    * 雖 : 비록 수. * 令 : 명령할 령. * 不 : 아니 불. * 從 : 쫓을 종.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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