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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사과와 용서 -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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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군자가 아닌 다음에야 늘 바르게 살기는 쉽지 않다.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잦은 실수나 잘잘못을 하고 사는 게 평범한 인간 군상들의 삶이다. 때문에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고 다독거리며 함께 살아가는 게 우리 사회의 정서이기도 하다. 최근 이름깨나 알려진 사람들의 ‘사과’ 소식이 들린다. 사과를 하고 반성을 하면 용서를 해줘야 하는데, 이유를 들어보면 허물을 덮어주기에는 상습적이거나 악의적인 게 많아 용서가 쉽지 않다.

    ▼호식이두마리 치킨 회장은 20대 여직원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사과를 했다. 미스터피자 회장은 경비원을 음주 폭행해 수사를 받고, 가맹점을 그만둔 업주가 개업한 피자점 인근에 직영점을 여는 이른바 보복영업으로 탈퇴 업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논란이 일자 사과 후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검찰 조사에서는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국민의 당은 대선 때 ‘취업 특혜 의혹 제보조작’건으로 사과를 했지만 당 존립이 위태롭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 반인권적인 사건에 대해 과거 청산 차원에서 진실화해위원회를 설치하고 조사를 한 적이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만들어 인권유린에 대해 조사를 통해 보복보다는 화해에 치중, 절반의 성공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기구의 공통점은 ‘진실’과 ‘화해’다. 이는 진실 규명을 통해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가 전제될 때 피해자의 용서, 화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사과란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다. 그 속에는 진정성이 담겨야 한다. 우리가 일본과 끝없는 감정싸움을 하는 것도 지난날 잘못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음모론’, ‘조작설’이 난무하는 것은 팽배한 불신 때문이다. 눈앞의 위기만 모면하려는 얄팍한 거짓말은 금방 들통난다. 잘못을 했으면 진솔한 마음으로 ‘죄송하다’, ‘사과한다’, ‘용서를 빈다’라는 정확한 표현을 하는 것이 용서를 받는 길이다.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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