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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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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아! 대한민국, 결국은 돈이 문제다- 배종일(대신회계법인 공인회계사)

  • 기사입력 : 2017-07-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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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도는 인간의 윤리라고 한다. 윤리란 사람이 살아가면서 지키거나 행해야 할 도리나 규범이라고 정의된다. 그런데 도리나 규범의 범주에 속하는 효도를 경제학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

    윤리도 돈의 관계로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은 집에 자식이 찾아오면 항상 일정 금액의 봉투를 준다고 한다. 그래야 자식들이 자주 자기를 보러 올 것이라고 한다. 자식 얼굴을 보기 위해서 돈이라는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분은 그래도 경제력이 있고 효도를 경제학적으로 잘 이용한 경우이겠지만 그런 정도의 경제력이 없는 부모는 자식을 보기 위해서는 자식의 부모에 대한 배려에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산업화 사회를 살아가면서 자주 부모를 찾아뵙고 보살핀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이처럼 가장 근본적인 인간 사회의 윤리마저도 돈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극단적 표현일지 모르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근본 바탕에는 돈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돈, 돈, 돈 하는 것이다. 돈이 좋은 세상이라고 할지라도 돈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집착의 정도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돈이면 원하는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있고, 돈으로써 불법을 합법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런 나라의 국민들은 당연히 돈에 대한 집착이 더 강할 것이다.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돈을 구하기 위해 사람들은 어떤 일이든 하려고 할 것이다. 모든 가치 판단의 기준이 돈인 세상에서 돈에 대한 집착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서는 돈을 가지고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지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돈을 가지고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면 어느 누구에게도 돈이라는 것이 필요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돈의 역할과 용도를 제한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게 된다. 법과 원칙이 합리적으로 만들어지고 그것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기만 하면 된다.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원칙과 그 원칙의 공평한 적용이 바로 그 문제의 답이다.

    경제적으로는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고 있는 우리나라지만 다른 부문에서는 아직도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법과 원칙의 공평한 적용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동일한 법조문이 사람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경우를 국민들은 너무 자주 경험하고 있다.

    돈 많은 사람들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마치 자기가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던 재산처럼 여기는 권력자들,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자리를 맡아주는 것일 뿐인 고위공직자들에게는 일반 국민과는 다른 법이 적용되는 것을 너무 많이 경험하였다.

    결국 그 차별이 돈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학습하였기 때문에 돈만 있다면 원칙은 어겨도 된다는 믿음이 생긴 것이다. 이러한 믿음은 법과 원칙을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하면 쉽게 깨어진다.

    며칠 전 우리 지역에서 어처구니없는 주부 납치 살인 사건이 발생하였다. 사건의 구체적 동기는 수사결과에서 밝혀지겠지만 현재까지는 돈을 노린 범행인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그 돈의 액수가 사람을 황당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고작 몇백만원의 돈을 빼앗기 위해 사람의 생명을 쉽게 해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많은 범죄의 동기에는 돈이 있겠지만 사람의 생명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기 때문에 돈을 위해서 사람의 목숨을 해치는 범죄는 없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으로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아져야 하는데, 법과 원칙을 공평하게 적용하기만 하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울러 사람과 돈에 대한 가치관을 새로 정립하기 위한 교육도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결국은 돈이 문제다. 그런데 돈은 결국 사람의 문제다.

    배종일 (대신회계법인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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