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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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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항공산업 경쟁력은 협력사 안정이 전제- 정오복(사천본부장·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7-07-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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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인 일본 도요타와 한국 현대차의 큰 차이 가운데 하나는 부품회사 계열 분업 구조라고 한다. 도요타는 기본적으로 부품협력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주력하는 반면, 현대차는 자사 위주로 부품을 조달하도록 유도해왔다고 한다. 도요타는 협력사가 글로벌 톱기업의 경쟁력을 갖춰야만 완성차 업체인 자기 기업이 톱랭킹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협력업체 경쟁력이 원청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바로미터라는 것이다.

    도요타의 사례에서 보듯이 원청과 협력업체는 주종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원청이 발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동반자라는 인식이 강조된다. 동시에 협력업체를 또 다른 고객으로 인식하면서 가능한 한 지역의 협력업체와 안정적 협업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을 충고한다.

    반면 ‘재벌’로 대변되던 과거 한국경제는 원청-협력사 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했다. 원청 근로자의 임금 인상은 협력사의 납품단가 인하로 전가됐고, 부도난 영세 협력업체는 소모품처럼 버려지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대신 부동산 투기로 기업생명을 연장하는 협력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사회는 진보하는 법. 정치·경제 민주화에 힘입어 최근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상생경영을 위한 나눔 경영을 실천하는 사례가 주목받는다.

    한국항공우주산업(주)(KAI)과 KAI 협력업체협의회, 고용노동부가 참여해 ‘공동근로복지기금 재단법인’을 설립, 올해부터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사업을 본격 지원하고 있다. 12억원의 기금으로 협력사 근로자 자녀 학자금과 체육 문화 활동비, 기념일 선물 등 복지지원으로 일할 맛 나는 근무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특히 20개 협력사는 사별로 2000만원만 내고도 내년에는 18억원 규모로 늘어날 기금 혜택을 받음으로써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인한 이직률을 방지할 수 있다. 현재 18%인 3년 이상 근속률을 무려 52%로 안정화시킴으로써 기술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원청 KAI는 지난해부터 시행한 협력사 정기평가를 통한 우수업체당 최대 1억원 성과포상금 지급과 매월 1회 협력사 직원들의 단체 영화 관람을 지원, 사기 진작에 힘쓰고 있다.

    비록 사족이 될지언정,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한 대기업이라도 협력업체의 뒷받침 없이는 글로벌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한 번 더 강조한다. 협력업체의 경영·근로환경 개선이 궁극적으로 대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또한 대기업 이익을 중소기업 지원에 투입하는 사회적 책무를 실천하는 모습에서 반기업 정서도 해소될 수 있다.

    정오복 (사천본부장·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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