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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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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2명 입건 ‘데이트 폭력’ 남의 일 아니다

경찰, 전국 8367명·도내 422명 집계
성폭행·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져
초기 관계단절·주변도움 요청 당부

  • 기사입력 : 2017-07-1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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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트 폭력은 현재 또는 과거의 연인관계에서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언어적, 성적 폭력을 말한다. 그동안 데이트 폭력은 당사자 간 문제로 치부돼 외부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연인 간 폭력이 살인미수 등 강력범죄로 나타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해중부경찰서는 헤어진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교제한다는 이유로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흉기로 상해를 가한 혐의(특수상해)로 A(42·무직)씨를 긴급체포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10일 오전 0시 20분께 김해시 어방동 전 여자친구 B(33)씨의 집을 찾아가 B씨와 남자친구 C(36)씨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1차례씩 내려치고, 흉기로 C씨의 오른쪽 어깨를 찔러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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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진주에서 전 여자친구 원룸에 침입, 여자친구를 8시간 동안 감금해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혐의로 육군 간부가 긴급체포됐고, 2월에는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의 한 모텔에서 D(54)씨가 여자친구인 E(43)씨가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해 침대 밑에 놔둔 35㎝가량의 둔기로 머리 부분을 3차례 내려친 혐의(살인미수)로 구속되기도 했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처럼 연인 간 폭력으로 입건된 사람은 지난 한 해에만 8367명에 이르렀다. 하루에 22명이 연인의 데이트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도내에서는 422명이 데이트 폭력으로 입건됐고, 범죄 형태별로는 폭행·상해가 310명, 체포·협박·감금이 40명, 성폭력이 24명, 살인이 5명, 주거침입 등 기타가 43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고 자신의 욕구대로 행동하려는 심리가 데이트 폭력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김영근 인제대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는 “데이트 폭력 가해자는 이성관계뿐만 아니라 상대방과 건강한 관계를 맺어온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며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생각하지 않은 채 자기 욕구대로만 하려는 행동이 이성에게 사랑이 아닌 폭력을 가하게 된다”고 밝혔다.

    데이트 폭력은 2차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05~2014년 가해자의 평균 재범률은 76.5%에 달했다.

    김진혁 경남대 경찰학과장은 “데이트 폭력은 가정폭력과 유사해 폭력이 지속되면 심리적으로 종속되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며 “폭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초기에 관계를 단절하고 주변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는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남지방경찰청은 데이트 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해 도내 23개 경찰서에 전담팀을 꾸려 운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데이트 폭력은 피해 내용, 상해 여부, 상습성 등을 수사해 엄정 대응하고 있다”며 “보복이 우려되는 피해자에 대해서는 신변보호위원회를 열어 임시숙소를 마련해주고 주거지 순찰을 강화하는 등 2차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기원 기자 pk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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