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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성성자’ 찰 수 있는 고성군수를 바라며- 김진현(통영고성본부장·이사 대우)

  • 기사입력 : 2017-07-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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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답해지네. 선거가 아직 11개월이나 남았는데 덜컥 걱정부터 앞서네.”

    민선 7기 자치단체장 선거 1년을 앞두고 본사에서는 18개 시군의 선거 예상 기사를 시리즈로 게재했다. 어떤 사람들이 자기 지역 대표로 나오려 하는지 미리 알아보고, 그 사람들이 지역 발전을 위해 적합한지 숙고해 달라는 의미에서 이런 시리즈 기사를 만들었다.

    고성군을 담당하는 기자도 고성군수 누가 뛰나는 제목의 기사를 취재해 보도했다. 고성군 편을 기사화하며 가졌던 심경이다. 현직군수가 없는 고성군은 무주공산(無主空山)이다. 그래서인지 자천타천으로 많은 후보들 이름이 오르내린다. 출마하고 안 하고야 자신의 일이니 탓할 바 아닌데 걱정이다. 근 1년 가까이 남았지만 이런 걱정스러움을 끄집어내 고성군민들에게 두 가지 간곡한 부탁을 하려 한다.

    첫째는 후보들에게 하는 부탁이다. 자성(自省)해달라는 게다. 조선 중기 철저한 절제로 일관하여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던 경남의 대표적 학자인 남명 조식(南冥 曺植) 선생은 평소에 ‘경의검(敬義劍)’이라는 칼과 ‘성성자(惺惺子)’라는 방울을 몸에 지니고 있었단다. 선생은 항상 성성자를 허리에 차고 다니며 정신을 깨우치는 데 사용했단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나는 소리로 잡념을 없애고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단다. 고성군수에 뜻을 품고 나서기 전 후보들이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바로 자기성찰이다. 성성자를 차고도 부끄럽지 않으면 나와도 된다. 자신이 지난 시절 무엇을 했는지 군민들은 다 안다. 모를 것 같지만 다 안다. 이제 겨우 4년여 고성에 머무는 나도 다 아는데 이곳에서 태어나 이곳에 뼈를 묻을 군민들은 속속들이 모를 리 있을까. 리더로 자격이 있는지도 알고 표로 꾸지람할 줄도 안다. 학연과 지연이 그 눈을 가려서 문제지만.

    두 번째 부탁은 군민들께 드린다. 앞서도 말했지만 학연 지연 이런 거 이번에는 주머니에 넣어두자는 것이다. 시민(市民). 문학비평용어사전에 보면 시민은 정치적 관점에서 민주주의적 자치를 통치의 기본질서로 하는 특정한 정치공동체에서 그 공동체가 보장하는 모든 권리를 완전하고도 평등하게 향유하는 개별 구성원을 가리킨다. 말이 좀 어렵다. 시민은 신체 주거 사생활 언론 출판 집회 결사 종교 등 자유의 권리와 함께 교육 근로 납세 국토방위의 의무를 함께 가진다.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참정권의 큰 수단인 투표도 중요하다.

    흠결은 있지만 동네사람이라, 문중이라, 동문이라 덮어주지 말자는 말이다. 이번에는 꼭 그러지 말라 부탁드린다. 나에게 좋은 사람, 내 동네에 좋은 사람, 내 학교에 좋은 사람이 아니고, 고성군 발전에 좋은 사람을 선택하면 좋겠다. 물론 나에게, 내 동네에, 내 학교에 좋은 사람이 고성을 위하는 사람일 수도 있지만, 지엽적인 것에서 벗어나 고성군 전체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줄 아는 시민이 정의사회를 만든다고 했다.

    앞으로 11개월, 고성군의 미래는 이 기간에 달려 있다. 두 번의 생채기를 가졌기에 이번 고성군수 선거는 무척 중요하다. 이미 전과가 있는 지역이란 낙인이 찍혔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잘못 뽑으면, 걱정스럽다. 군정을 이끌겠다는 결심을 한 분도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봐 달라. 과연 자신이 5만 군민을 행복하게 해줄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군민들도 이번에야말로 사심 없이 군정을 이끌 참사람을 선택하겠다는 생각으로 후보들 면면을 살펴야 한다. 고성군의 발전을 걱정하는 기자의 마음속 이야기다.

    김진현 (통영고성본부장·이사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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