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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콩코드의 오류와 마산 도시재개발

  • 기사입력 : 2017-07-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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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투입한 비용과 시간 때문에 어떤 일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거나, 기존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해 추가 비용과 노력을 감수하는 것을 흔히 ‘콩코드의 오류’라 부른다. 콩코드 (Concord)는 1962년 영국과 프랑스가 합작해 만든 세계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다. 세련된 디자인과 기존 7시간 걸리던 런던~뉴욕 간 비행시간을 3시간 40분으로 대폭 줄이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과도한 소음과 연료 소비, 고가의 항공료 등으로 인해 사업성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두 나라는 그동안 쏟아부은 투자비에 대한 ‘본전’ 생각과 체면 때문에 사업을 계속 끌어가다 결국 큰 적자를 보고 2003년에야 상업운행을 중지했다.

    마산 구도심 도시재개발사업도 현재 비슷한 양상이다. 초기에는 쇠락한 구도심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악화와 주택공급 과잉, 조합-주민 간 갈등 양산 등의 문제가 거론되며 ‘접어야 하는’ 사업이라는 목소리도 높지만, 답보상태에 빠진 재개발지구는 조합해산을 추진하려고 해도 ‘매몰비용’ 때문에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형국이다.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인한 매몰비용 발생도 문제, 사업을 접고 해산하려는 조합에 세금으로 매몰비용을 줘야 하는지도 문제, 현재로선 이래나 저래나 문제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구도심을 떠나는 사람들과 그대로 남겨진 사람들 사이에 다른 문제도 생기고 있다. 구도심 곳곳에서 행해지는 쓰레기 불법 투기, 빈집이 늘어나면서 원주민들이 겪는 치안 불안 등이 대표적이다.

    창원시가 1년짜리 용역(2017년 6월~2018년 5월)을 토대로 지지부진한 상당수 도시재개발구역에 대해 추진을 ‘할지, 말지’ 결정한다고 한다. 새 정부 출범 후 대규모 철거 방식의 도시재개발이 아닌 도시재생을 본격화한다고도 한다. 첫 취항을 하기 전 이미 적자가 날 걸 알았음에도 27년간 운행한, 세상에서 가장 빠른 비운의 여객기, 콩코드와 마산 구도심이 겹쳐 떠오르는 건 나뿐인가.

    도영진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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