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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시인이 겪은 불안한 노동자의 삶

표성배 시인, 시산문집 ‘미안하다’ 펴내

  • 기사입력 : 2017-07-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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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에서 활동하는 표성배 작가가 미안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어 ‘미안하다’라는 제목의 시산문집을 냈다.

    표 작가는 누구에게 무엇이 그토록 미안해 이 책을 지었을까? 공장에서 일한 지 40년 가까이 됐다며 스스로 ‘노동자’라 부르는 표 작가는 성큼성큼 다가서는 불안함 속에 벌거숭이로 서 있는 노동자의 현실을 글로 옮기고 있다.

    미안하다/눈 뜨면 다가와 있는 이 아침이,/오늘, 이 아침이 미안하다/공장 기계들 이른 아침을 깨우는/햇살이 퍼진다/너와 나 사이 골고루 퍼진다/어제 동료 앞에/햇살 그 푸근함을 말하는/내 입이 거칠구나/공장 야외 작업장을 터벅터벅 걷는/이 아침이 미안하구나/오롯이 숨 쉴 수 있다는 게/더 미안하구나 -‘미안하다’ 중 일부-

    작가는 잘 돌아가던 공장을 일방적으로 폐쇄한다는 발표가 나고부터 밀려드는 불안한 미래 앞에 내동댕이쳐진 자신을 발견했다고 회상했다. 표 작가는 “열심히 일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밥이 불안하고부터는 숨 쉬는 공기와 잠자리 모두 불안해지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산업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다 희망퇴직과 정리해고 위협에 시달리는 노동자의 삶을 시와 산문으로 옮겼다. 그는 낯선 곳으로 내모는 이들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가장으로서 아이와 아내에게, 함께 부대낀 동료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책 목차에는 2015년 11월 26일부터 그해 12월 25일까지 날짜로 채워져 있다. 공장 폐쇄와 맞닥뜨리고부터 일기처럼 글을 썼기 때문이란다. 작가는 “공장은 단순히 일만 하는 곳이 아니라 한 노동자의 삶이 오롯이 배어 있는 삶터예요. 일방적으로 문을 닫겠다는 건 삶의 터전을 뺏는 횡포와 폭력이어서 이를 고발하고 싶어요”라고 날을 세워 말했다.

    책은 아름다운 문학적 언어 대신 일상에서 부대끼는 삶의 언어로 가득 차 있다. 읽는 내내 나의 이야기이고 내 이웃의 이야기라는 것에 공감하게 되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

    의령에서 태어난 표 작가는 1995년 제6회 ‘마창노련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아침 햇살이 그립다’, ‘기찬 날’, ‘기계라도 따뜻하게’ 등이 있다.

    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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