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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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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관계로 인한 상처를 관계로 치유하다- 김영근(인제대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07-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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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은 아마도 우리의 삶에서 누군가가 상처를 준 경험을 떠올려 보라고 한다면 어렵지 않게 그 대상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반면, 누군가가 우리의 삶에서 충족감을 느낄 수 있게끔 곁에서 따듯한 관계의 경험을 안겨준 적이 있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미소를 한가득 머금고 그 대상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안전한 관계의 경험을 하게 만든 그 대상을 우리는 다시 만나고 싶어 하고 마음 깊이 그리워할 것이다. 행복하게도 그 대상이 지금 곁에 있다면 삶을 더욱 풍성하게 느끼면서 만족해할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관계로 인해 상처받기도 하고 관계로 인해 치유받기도 한다. 상담이론에서는 특히 우리의 어린 시절에 주 양육자와의 관계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이는 백짓장 같은 어린 아기의 마음 바탕에 어떤 인생의 그림을 그리게 되느냐와 관련된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주 양육자와의 안정적인 관계 경험은 영아가 성장해 나가면서 필수적인 정서 조절능력을 함양할 수 있다는 데에서 아주 중요하다. 물론 주 양육자와의 관계 경험뿐만 아니라 성장하면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상처를 경험하게 될 수도 있다. 관계 안에서 받은 상처로 인해 새로운 관계를 맺어나가는 데 있어서 두려움을 가지고 주위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 경험을 피하게 될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관계로 인해 받은 깊은 상처와 아픔은 안정적인 관계 안에서 치유될 수 있다고 여러 상담이론에서 강조하고 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 것인가? 다시금 우리 삶에서 친밀한 관계 경험에서 누릴 수 있었던 삶의 평안함과 충족감을 떠올려보면 좋겠다.

    좋은 관계의 경험은 우리 삶에서 여러 힘겹고 고통스러운 경험에 용기 있게 맞설 수 있는 실존적 자세를 갖추게 한다. 아울러 그 용기를 가지고 새로운 관계 경험을 개방적으로 맞이하고 의연히 과거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회복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다시 한 번 깊이 있는 친밀한 관계 경험을 떠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김 영 근

    인제대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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