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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장 주치의제도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 이철호(터직업환경의학센터 대표원장)

  • 기사입력 : 2017-07-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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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을 관리해 주는 보건관리자가 있으나 대부분은 그 존재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는 직원들의 업무상 질병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 보건관리자를 의무적으로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보건관리자의 선임 자격은 의사, 간호사 혹은 산업위생기사이다. 이들은 업무상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작업환경을 관리하고, 질환자나 건강이상자에 대한 건강관리 등을 시행, 근로자가 건강한 상태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전문적 지식을 활용하여 업무를 수행한다. 보건관리자로서의 의사는 산업보건의 역할도 겸하게 되는데, 산업보건의 역할은 보건관리자로 선임된 간호사나 위생기사의 보건관리자의 역할을 지도하도록 하고 있다. 이 분야에 대한 전공을 한 의사가 ‘직업환경의학전문의’이고, 필자도 이 분야에 근무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든 직장인들은 1년 1회 정도의 건강진단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되어 있다. 근로자 건강진단은 성인 유병률이 높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간장질환,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진단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진단 결과 질환으로 진단받은 근로자들은 그 결과에 따라 건강상담, 추적검사, 약물치료 혹은 휴무 등의 사후관리를 받아야 한다. 사후관리도 사업주의 의무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진단 결과 질환자로 판정받은 경우에도 사후조치 없이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그리고 간장질환 등은 질환이 심각해지거나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는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질환들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무증상 질환들은 질환자 스스로는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그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상담하고 교육해 교정하지 않으면 근로자 스스로 치료에 나서는 경우가 많지 않다. 무증상 만성질환을 치료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진단 결과 질환자 혹은 질환의심자가 발견되었을 때 건강상담, 추적검사 및 투약 등의 진료 등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근로자 건강관리체계에서 가장 핵심적인 제도가 ‘사업장 주치의 제도’인 것이다.

    우리나라 산업보건체계에서는 사업장 ‘산업보건의’가 사업장 주치의가 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사업주가 의무적으로 위촉하도록 되어 있는 산업보건의는 1997년 IMF시절에 제정한 ‘기업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해 사업주 의무가 권장사항으로 변경되었다. 기특법이 발효된 이후 기업은 산업보건의를 대부분 해촉했으며, 직장인들은 기업 차원에서 자신의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의사를 잃게 되었다. 산업보건의가 사라진 사업장은 간호사에 의한 일반적인 건강관리와 산업위생기사에 의한 작업환경관리 등만이 남아 있어서 질환자에 대한 건강관리와 다양한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

    중장년층부터 시작되는 만성질환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직장인들에 대한 건강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무증상의 만성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건강검진체계와 함께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사업장 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2000명 이상의 대기업의 경우에는 의사를 직접 고용해 사업장 내에 사업장의 자율적인 건강관리체계를 갖춰야 한다. 의사를 직접 고용할 정도의 규모가 아닌 사업장은 일반의료체계와의 연계관계를 가지는 의사를 주치의로 위촉해 정기적인 사업장 방문을 통한 직장 내 건강관리체계과 함께 일반의료체계를 연결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철 호

    터직업환경의학센터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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