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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적폐의 대상이 되다- 이학수(뉴미디어부장)

  • 기사입력 : 2017-07-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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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청산 대상이다. 졸지에 언론적폐로 지목됐다. 얼마 전까지 경남도청을 출입한 기자로, 시민단체로부터 이렇게 공격받았다. 도 공보관실이 기자회견장인 프레스센터 사용을 제한한 데 출입기자단이 일조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도청과 출입기자단이 거의 한통속으로 규정됐고, 기자단을 해체하라는 요구가 나왔다.

    이 사안의 핵심은 도에서 기자회견을 통제하려는 의도였는가와 자유로운 기자회견을 보장받지 못했는가, 이 과정에 출입기자들이 관여했는지다. 도 공보관실은 도청 프레스센터로 기자회견이 몰리자 정치 관련은 도의회로, 교육 관련은 도교육청으로, 도정 관련은 도청으로 교통정리가 필요했다고 한다. 이를 중앙지, 지방지 간사들에게 의견을 구한 것으로 나중에 들었다. 올해 초 이 문제가 불거지자 공보관실 직원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출입기자단과 협의했다고 하면서 출입기자들이 ‘공범’이 돼버렸다. 갑질하는 기자, 기레기(기자+쓰레기)로 폄하됐다.

    그러나 프레스센터 사용 제한을 출입기자들이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었다. 출입기자로 이름이 올라 있고 편의상 간사가 있지만 기자가 출입한 1년 내내 모양 갖춰 회의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많은 기자들이 각자 취재계획에 따라 바쁘게 움직이면서 한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회의를 할 만한 안건도 없었다.

    도에서는 프레스센터의 효율적 사용을 이유로 들었고, 시민단체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봤다. 프레스센터는 기자회견 주체와 기자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소통의 공간이다. 누구든지 자유롭게 기자회견을 할 수 있고, 이는 보장돼야 한다. 또한 그 공간은 행정을 감시 비판하기 위해 기자들이 치열하게 취재활동을 하는 공적인 공간이다. 기자들의 자유로운 취재활동도 보장돼야 한다.

    취재원과 기자는 불가근불가원이다. 매체에 따라, 기자 성향에 따라 호불호는 있을 수 있지만, 공식적 관계는 어느 정도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무상급식 논란이 뜨거울 때 민주노총이 포함된 진보진영 조직이 도교육청 기자실에 기자회견하러 왔다. 회견을 마친 이들은 아예 기자실에서 자체 회의를 했다. 이견이 있는지 그들간에 언쟁이 오갔다. 기자는 그때 도의회 교육위원회 영상중계를 보며 취재중이었는데,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기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는 찾을 수 없었다. 기자실이 기자들만의 공간이 아니기에 화를 삭였다. 한 보수단체 대표는 홍준표 도지사 시절 도청과 도교육청, 지자체 기자실을 오가며 교육청과 교육감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상습적으로 열었다. 같은 내용으로 11시 도청, 11시 30분 도교육청, 다음 날 지자체 기자실에서 여는 식이었다. 기자회견의 자유가 있는 만큼 이를 제재할 방법은 없다.

    여러 출입처를 거치며 다양한 기자회견을 접했다. 기자회견 한 번으로 사업 다한 양 생색 내려는 단체, 아니면 말고식 억지 기자회견, 재탕삼탕 기자회견을 숱하게 봐왔다. 집회인지, 기자회견인지 성격이 모호한 경우도 있다. ‘겹치기 출연’은 기본이고, 그러다 보니 내용을 제대로 모르고 참석하는 일도 더러 있다. 여기서 자유로운 단체가 몇 곳이나 될까. 보수단체, 진보단체, 도긴개긴이다. 기자는 뉴스가 안 되면 안 쓴다.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든, 도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하든 뉴스가 되면 어디든 간다.

    이학수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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