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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가야(加耶)가 가야 할 길- 김상철(의병박물관장)

  • 기사입력 : 2017-08-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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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그동안 신라나 고구려·백제사에 가려 국민들로부터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우리 고대사의 한 축인 가야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유인즉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정과제에 가야사를 포함시켜 달라고 언급함으로써 촉발됐다. 그리고 지난달 19일 발표된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로 선정되면서 가야사 재조명 작업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관련 지자체에서는 발 빠르게 대응에 들어갔다. 경상남도는 가야사 관련 전담 TF팀을 꾸려 가야사 챙기기에 나섰으며, 시군별로도 지역 특색에 맞는 가야사 발굴·복원·정비·활용을 위한 사업 발굴에 시동을 걸었다.

    가야유적이 분포하고 있는 경상북도와 전라남·북도 일부 지자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러한 갑작스런 가야사에 대한 관심에 그동안 가야사를 연구해 왔던 가야사 전공의 학자와 관련학계는 기대 반, 걱정 반이다.

    가야사가 새롭게 조명받아 조사·연구되고 그에 따른 올바른 성과물로 복원·정비되어 후세에 전승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렇지만 지역에 존재하는 가야사를 매개로 지자체 간 중앙의 예산을 따기 위한 경쟁으로 비쳐지거나 실적을 내기 위한 토목공사식의 사업으로 변질되는 것은 경계하고 지양해야 할 것이다.

    자치단체 간의 상호 협의와 학계의 자문 등을 통해 지역의 가야유적·유물 현황을 올바르게 직시하여 지역의 특징을 잘 살린 사업계획이 수립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업계획 수립은 반드시 치밀한 사전조사와 학계의 의견 등을 반영해, 지자체 간 중복사업이나 역사성이 결여된 사업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가야사 복원에 대한 사업들이 우리가 익히 들어 친숙한 김해의 금관가야나 고령의 대가야, 함안의 아라가야 등 6가야 위주로 흘러서는 안 될 것이다. 이들 6가야 외에도 여러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가야의 유적·유물이 말해 주듯 이들 집단에 대한 관심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상철 (의병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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