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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의 노출- 전강준(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 기사입력 : 2017-08-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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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 들어 사회 변화의 첫 번째는 사회 곳곳에 스며든 갑질의 노출인 것 같다.

    하루가 멀다 하고 프랜차이즈 사업주들의 가맹점에 대한 갑질논란이 지면을 장식하고, 군 고위 장성의 아내까지 남편 계급을 이용한 갑질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갑질의 형태는 너무나 많다.

    고용기사에게 폭언과 막말하기, 종처럼 부려먹기, 지위를 이용한 동료 등 사람에게 하대하기, 장병을 자신의 노예로 취급하는 행위 등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일들이 우리 곳곳에 일어나고 있다.

    떠나는 비행기를 되돌리는 것은 극히 드문 갑질로, 일상적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재벌가들의 얘기이기도 하다. 고용기사의 뒤에서 온갖 욕설로 버러지 취급하는 것 또한 가진 자의 갑질로 우리 일상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이보다 작은 갑질이 일반인에게 너무 일상화됐다.

    갑질에 단련된 을이 을·병에게 갑질을 한다.

    주인인지 종업원인지 식당 아줌마의 무뚝뚝한 말과 추가주문에 귀찮다는 듯한 모습에 말하기조차 무서운 분위기, 마트 등 종업원이 허름하게 보이는 손님에게 불친절한 행동, 현직에서 벗어나도 당시의 신분을 믿고 갑질하려 하는 일반인들, 딱딱한 관공서 공무원들, 하위 밴더업체에 단가를 후려치는 중소기업, 관공서·기업 등 괜찮다고 하는 직장의 수문장들. 전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수두룩하다.

    어느 시골에서 이장을 10여년 하고 그만둔 이장에게 일반인들이 수군거렸다. “이장 생활 10여년 하다 보니 어떤 일도 이장을 통해서만이 이뤄졌다고 한단다. 마을 사람들은 직접 말은 못하고 그동안 마음 고생이 많았던 모양이더라.”

    대수롭지 않게 듣던 당시의 얘기가 지금의 위치에서 생각하니 조금의 갑질을 하지 않았나 싶다. 힘든 이장직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어느 순간 갑의 입장에 선 것 같았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지 않는다. 갑질로 무장한 사람도 많지만 이를 배척하며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 또한 많은 것이다.

    그래서 을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인데, 이 정도의 일로 갑질이라고 표현하냐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사회 곳곳이 갑질로 도배된 느낌은 부정할 수 없다.

    갑질이 왜 일어나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자신보다 약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갑질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왕따를 하는 아이들도 그렇고, 자신보다 약하다고 생각된다면 잔인하게 괴롭히기 시작한다. 갑질의 시작점이다.

    경기까지 썩 좋지 않아 열 받은 사람들까지도 사소한 일로 폭행을 벌이고, 그냥 지나갈 일도 약간의 스침으로 핏대 먼저 세우며 갑질의 우위에 서려고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우리사회는 갑질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느낌이다. 편가르기 좋아하고, 갑질 좋아하는 국민성을 가졌는지, 갑질 속에서 현재의 사회도 이뤄진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제라도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가슴에 손을 얹고 주위 사람에게 갑질을 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평상심을 갖는 사회를 위해 최근 갑질의 노출이 그리 흥분되거나 부끄럽지만은 않다.

    전강준 (부국장대우 사회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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