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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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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칼럼] 포기하고 싶지 않아!

  • 기사입력 : 2017-08-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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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꺄악~~~~~~, 악~~~~~~!”

    아이들과 교실에서 한창 수업이 진행되던 때였다. 한 아이의 비명이 교실 전체에 울려퍼졌다. 아이는 자신의 책상 밑에 들어가 귀를 막고 소리를 지르는 중이었다. 나는 얼른 다가가서 말을 건넸다.

    “별이야,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별이야, 소리 지르지 말고 말을 해 볼래?” 별이는 말로 표현하지 않고 소리를 질러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다. 기분이 나빠도, 일이 맘대로 안 될 때도, 기분이 좋아도 소리로써 감정을 표현했다. 별이의 엄마 아빠는 그런 아이의 상태를 담임교사인 나에게 말했었다. 하지만 나도 부모도 별이가 하루가 멀다 하고 이런 모습을 보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는 한 학기를 지나면서 별이에게 지쳐갔고, 별이의 엄마 아빠는 매일을 별이에 대해 전전긍긍하며 지냈다. 2학기가 되기 전 별이네는 시골로 이사를 갔다. 그때 별이네 가족에게 느꼈던 미안한 마음은 아직도 가슴 찡하게 한다.

    해가 바뀌고 다른 아이들과 만나게 되지만 별이와 같이 도움을 더 필요로 하는 아이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은 없다. 우리 교육현실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더 필요로 하는 아이들은 스스로 교육현장에서 멀어져 가는 것을 많이 봐왔다. 아이, 부모, 교사 모두 힘들어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다 결국 도망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핀란드처럼 교육의 형평성을 가질 순 없을까?

    교육의 형평성이란, 단순히 교육받을 수 있는 길이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열려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교육의 형평성은 다양한 상황과 형편에 놓인 모든 사람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을 목표로 한다. 핀란드를 방문한 OECD 팀은 핀란드가 평등한 학교 교육에 접근하는 방식은 특수교육 교사와 보조교사를 포함해 많은 교사들이 다른 교사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함께 다양한 형태로 업무를 보강하는 방식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핀란드에서는 다른 아이들보다 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을 위한 보조교사가 있다고 한다. 한 교실에 보조 교사를 포함한 교사가 많게는 2~3명이 있는 교실도 있다고 한다. 아이들을 돕기 위한 보조 교사제도,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도움을 더 필요로 하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 현장에서의 노력이 빛을 발하려면, 한 명의 교사보다 여러 명의 교사가 함께해야 한다. 같은 내용을 가르치더라도 아이들의 이해능력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는 다르다. 하지만 우리 교실에서는 교사의 말을 잘 알아듣고, 먼저 알아듣는 아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기에 더디게 이해하고 행동하는 아이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소외되거나 스스로를 소외시켜 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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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선희 (창원용지초 교사)

    우리 교실에서 소리 지르는 아이, 더딘 아이가 소외되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그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면 좋겠다.

    송선희 (창원용지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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