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춘추칼럼] 호모 헌드레드 시대의 바이오 헬스케어- 김민규(충남대 동물자원과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17-08-04 07:00:00
  •   
  • 메인이미지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란 소수의 사람들만 가능하다고 여겼던 장수가 보통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것으로 백세시대를 맞이하면서 생긴 신조어이다. 이 용어는 국제연합(UN)이 2009년에 작성한 ‘세계인구고령화(World Population Aging)’ 보고서에서 의학기술 등의 발달로 100세 이상의 장수가 보편화되는 시대를 지칭하면서 만들어졌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에는 평균수명이 80세를 넘는 국가가 6개국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31개국으로 급격한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수명 증가로 ‘건강하게 나이 들어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료비 지출 또한 상승하게 되고, 이에 따라 질 높은 의료서비스와 비용대비 효율적인 헬스케어에 대한 기대감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전통적인 헬스케어보다 더욱 효율적인 모델을 필요로 하게 됐고, 건강에 대한 예방적 개입, 맞춤형 의료시스템과 노후 헬스케어 분야의 시장 성장 전망이 밝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 바이오 헬스케어의 기술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후성유전체, 줄기세포, 유전체 치료, 개인 맞춤형 치료제 등이 키워드로 등장하며 4차 산업혁명에 관한 논의에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인 치료기술은 빅데이터 분석과 맞춤형 혁신제품 및 서비스의 트렌드에 맞추어 대중의 관심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충족하는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개인 맞춤형 치료기술은 인간 유전체 정보의 접근성 확대로 질병과 관련 있는 유전자 이상을 사전에 감지하고 대응하는 치료(Cure) 중심에서 개별화된 헬스케어·예방(Care·Prevention)으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할리우드의 유명 여배우인 안젤리나 졸리는 가족(모친)의 유전력에 의한 유전성 유방암과 난소암에 걸릴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고자 양쪽 유방절제 수술을 감행했다. 이러한 사례는 특정 유전자의 변이가 질병과의 상관관계를 갖는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발병률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가지 규제와 개인의 유전정보를 분석할 수 없는 제도로 인하여 이러한 기술의 적용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유전자 분석 범위를 제한적으로 규정한 ‘생명윤리법’, ‘개인정보 보호법’ 등의 규제완화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 확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앞으로 전 세계의 바이오 헬스케어산업은 정밀의료 시장 형성이 대세일 것이다. 정밀의료 시장의 핵심은 개인 관련 유전체 정보와 임상·건강 정보 등이다. 정부는 관계기관 및 민간과 협의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장치를 개선해 의료·산업적 활용을 통한 복지와 경제가치 창출이 가능하도록 심도 있는 논의가 시급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 정부는 신산업 창출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했다. 따라서 바이오 헬스케어산업의 성장 확대를 위해 아시아와 개발도상국 등 신흥시장 진출 확대와 융합 신산업 초기시장 형성 및 글로벌 비즈니스를 지원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을 기대한다. 정부는 바이오와 헬스를 융합한 신산업 육성을 위해서 디지털 헬스케어, 정밀의료 등 융합 신산업의 주체인 대학, 기업, 병원 등이 초기시장 형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네거티브 규제 및 보완 장치를 균형 있게 조정해 바이오 헬스케어산업의 시스템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대학은 변화하는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양성, 기업은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의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과감한 투자, 병원은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위한 임상자료 확보와 정부의 규제 장벽 완화 등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때 우리나라의 바이오산업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여겨진다. 또한 급속한 기술의 발전과 성숙해지고 있는 산업여건 상황에서 정부와 연구기관 및 민간의 긴밀한 협력으로 바이오 헬스케어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선순환적 산업생태체계 조성이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

    김민규 (충남대 동물자원과학부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