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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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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망우당 곽재우의 리더십- 김상철(의병박물관장)

  • 기사입력 : 2017-08-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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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더십은 어느 시대, 어느 조직에서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조직이 위기에 처했을 때 리더의 역할은 크고 분명해진다. 리더는 인간이 집단생활을 시작한 이래 줄곧 존재해 왔으며, 리더의 역할과 역량은 그 조직의 운명을 좌우해 왔다. 오늘날 우리는 남북 간의 대치 국면과 한반도를 둘러싸고 주변 강대국의 이해타산이 충돌하는 정치적 혼돈 속에서 리더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한다.

    역사를 거슬러 1592년 임진년으로 가보자. 우리는 거기서 의령이 낳은 위대한 의병장 곽재우를 만날 수 있다. 그는 임진왜란 최초의 의병장으로서 뛰어난 지략과 전술로 왜적을 물리쳐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한 인물이다. 그러나 조금 더 다가가면 조직 구성원에 대한 섬김의 리더십을 만날 수 있다.

    요즘 흔히 말하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다. 서번트 리더십이란 자신의 리더로서의 이익보다는 구성원과 조직을 우선으로 여기며, 헌신적 희생으로 조직을 이끄는 것을 말한다. 곽재우는 자신의 가산을 털어 군비를 충당하고, 처자의 옷과 패물을 팔아 의병들의 가족을 보살폈다. 그리고 전장에서는 항상 붉은 옷을 입고 선봉에서 적과 싸웠다. 공을 세우기 위해 병사를 사지에 몰아넣지 않았으며, 적의 수급으로 공을 탐하지 않았다. ‘의병은 나가 싸울 뿐, 그 공을 논하지 않는다’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적과의 모든 교전에서 휘하가 적에게 몰리게 될 경우, 반드시 힘을 다하여 구출해 낸 다음 자신이 그 뒤를 엄호하여 주었습니다. 이 때문에 사졸들이 다 같이 그의 쓰임이 되기를 좋아하며 그를 믿어서 두려워함이 없습니다. 그 뒤로도 산성을 지킬 적마다 이런 방도를 쓰므로 군졸들이 마치 하나의 장성같이 의지하였고, 모든 군졸들을 어버이같이 사랑하여 주므로 군졸들끼리 하는 말이, ‘집을 나왔을 뿐이지, 번을 서고 있다 해도 집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무슨 고생이 되겠는가’라고 하였으니, 오늘날의 명장은 재우 그 한 사람뿐입니다.’ - <광해군일기>

    인간 곽재우의 면모와 리더십을 잘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늘따라 유난히 그가 그립다.

    김상철 (의병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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