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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5) 행기유치(行己有恥) - 자신의 행동을 함에 있어 부끄러움이 있어라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7-08-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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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러움이란 도덕적 최저한계선을 넘었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 도덕을 실현할 수 있는 힘이다. 그러므로 부끄러움을 알면 도덕적으로 어긋난 일을 할 수가 없다. 자신이 존귀한 존재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부끄러운 일을 하지 않는다.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맞는지 틀리는지, 착한지 나쁜지를 판단하는 데 있어 부끄러움을 느끼는 감정이 잣대가 된다.

    공자 제자 자공(子貢)이 “어떠해야 선비라고 할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공자께서 “자신을 행동함에 있어 부끄러움이 있어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부끄러움을 알려고 하면, 훌륭한 인격이 있어야 하고 지혜가 있어야 하고 용기가 있어야 한다. 훌륭한 인격이 있어야 자신을 존중하고 아끼기 때문에 부끄러운 일을 범하지 않는다. 지혜가 있어야 판단이 되고, 용기가 있어야 자신의 잘못을 공개하여 반성하고 자책할 수 있다. 그래서 공자께서 “군자의 허물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다. 잘못할 때 사람들이 다 보고, 고칠 때도 사람들이 다 우러러보기 때문이다.”

    용기가 없으면 부끄러운 일을 하고도 감추거나 변명을 대서 합리화한다. 감추거나 변명을 하는 사람은 부끄러운 일을 앞으로도 계속할 사람이다.

    사람들 가운데는 자기가 한 부끄러운 일은 부끄러워할 줄 모르면서, 다른 사람이 한 부끄러운 일은 잘 지적하고 잘 들추어내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말을 잘하고 말과 행동이 다르다. 이런 사람은 단순히 부끄러운 일을 하는 사람보다 몇 배로 더 나쁘다. 계속해서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고 불공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옛날 김대중정권 때 이해찬씨가 교육부장관으로 있으면서 사교육을 철저히 단속했는데, 그런 속에서도 자기 아이는 고액과외를 받게 하고 있어 말썽이 되었다.

    최근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라는 시민단체 대표가 자기 아이는 강남에서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말도 되지 않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특목고와 자사고를 없애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인사나 좌파 교육감들이 자기 아이들은 특목고나 자사고에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다 드러났다.

    조국 민정수석,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등이 모두 잘못했다는 진정한 사과는 하지 않고, 되지도 않는 변명하기에 바쁘다. 부끄러운 줄 알고 사과하고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부끄러움이 없는 세상이 되었다.

    적폐를 청산하려면 자기가 깨끗해야 하는데, 자기가 이런 식으로 되지도 않는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적폐의 대상으로 삼아 몰아낼 수가 있을까?

    * 行 : 행할 행. * 己 : 자기 기.

    * 有 : 있을 유. * 恥 : 부끄러워할 치.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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