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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22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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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이탈리아 (1)

‘사랑의 도시’ 로마와 영화같은 만남

  • 기사입력 : 2017-08-0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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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신문 ‘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에 나의 여행기를 소개한 것이 벌써 8개월이 됐다. 그중 유럽 여행기를 2월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영국, 프랑스, 스페인에 이어 이번엔 유럽 여행의 마지막인 이탈리아 편을 들고 왔다. 이탈리아 편은 로마~피렌체~베니스 순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로마(ROMA)는 거꾸로 쓰면 사랑(AMOR)이 된다. 사랑의 도시라고도 불리는 로마는 신혼여행지로도 늘 손꼽히며 사랑에 빠질 법한 여행지라고 한다. 로마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왔던 오드리 햅번처럼 젤라토를 먹으며 스페인 광장을 거닐고 싶었다. 콜로세움이나 포로로마노와 같은 세계역사책에서나 봤던 문화유산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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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의 웅장한 경기장 콜로세움. 관광객들이 경기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 로마는 썩 사랑스러웠던 도시는 아니었다. 우선 로마로 떠나기 전날 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노숙을 했다. 싼 가격의 항공권을 구하다 보니 새벽 5시에 출발하는 비행기 표를 산 것이다. 공항 카페에서 쪽잠을 자며 시간을 때웠고 비행기에 오르자마자 정신없이 잠에 들었다. 그리고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에 착륙할 때쯤 덜컹거리는 비행기에 놀라 잠에서 깼다.


    공항에 도착하니 아침 7시였다. 로마의 새벽 공기는 쌀쌀했다. 공항에서 나서 테르미니 역으로 향하는 트레비전을 타고 시내로 향했다. 한 시간 정도 지나 드디어 테르미니 역에 내렸을 때, 나는 바로 친구들의 말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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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탈리아를 간다는 말을 듣자마자 이미 이탈리아를 다녀온 친구들이 입을 모아 ‘집시를 조심해라’, ‘이탈리아는 소매치기가 판을 친다’라는 충고를 해줬다. 그렇지만 나는 ‘설마’하는 마음이 더 컸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소매치기를 당한다는 것도 믿음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역에 내리자마자 곳곳에 마약에 찌든 사람과 집시들이 있었고 구걸을 하거나 심지어 내 눈앞에서 소매치기를 당하는 남자를 보기도 했다.

    아마도 아침이라 역 근처에서 노숙을 하던 노숙자들이 길거리로 나온 것 같았다. 빠르게 역을 지나쳐 숙소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 안에서도 표정이 굳은 사람들과 여행객을 상대로 소매치기를 시도하는 사람을 보았다. 그렇게 나의 로마와의 첫 대면식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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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투사들의 대결이 펼쳐졌던 콜로세움.



    마음을 가다듬은 후 숙소에 짐을 풀고 스페인 광장으로 향했다. 낮이 되니 로마 시내는 한결 활발해진 분위기였다. 이곳에 스페인 대사관이 있어서 스페인 광장으로 불리게 되었는데, 광장에서 트리니타 데이 몬티 교회로 이어지는 계단에 걸터앉아 젤라토를 먹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이곳에서 음식물 섭취가 금지됐다고 한다. 이젠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햅번이 스페인 광장 계단에서 젤라토를 먹는 모습은 옛 추억이 됐다.

    이탈리아 3대 젤라토라고 하면 지올리티, 파씨, 올드브릿지를 말하곤 한다. 나는 로마에 있는 동안 3대 젤라토를 다 먹어보려고 했다. 특히 쌀맛을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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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광장의 바르카차 분수.



    젤라토 말고도 꼭 먹어봐야 하는 디저트가 있다면 ‘폼피’를 추천한다. 스페인 광장 중앙에 있는 바르카차의 분수를 돌아서 골목으로 들어가면 티라미수 전문점 ‘폼피’를 갈 수 있다. 4유로에 달콤한 딸기 티라미슈를 맛볼 수 있는데 신선한 생딸기와 달달함이 퍼져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스페인 광장과 함께 ‘로마의 휴일’에 나온 ‘진실의 입’을 먼저 보고 싶었다. 코스메딘 산타마리아델라교회 입구 벽면에 있는 ‘진실의 입’은 고대 로마시대에 하수도 뚜껑이었다는 말도 있다. ‘진실의 입’이라는 이름은 중세시대 심문을 받을 때 손을 입안에 넣고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손이 잘린다는 데에서 유래했다. 근처엔 트레비분수가 있는데 당시 공사 중이라 보지 못했다.

    그리고 로마의 랜드마크, 콜로세움으로 향했다. 콜로세움은 70년경 짓기 시작해 80년에 완성됐다. 약 5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거대한 경기장에선 검투사들이 대결을 펼쳤다. 웅장한 모습이 마치 용맹한 검투사들이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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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문하기 위해 사용했던 ‘진실의 입’ .



    콜로세움에서 나오면 바로 옆에 거대한 고대 도시, 포로로마노가 위치하고 있다. 티투스 개선문을 먼저 만날 수 있는데 이는 70년 티투스 황제의 예루살렘 전투 승전을 기념해 세운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선문이다.

    몇천 년 전의 사람들이 이용하던 공간을 거닐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물론 오랜 세월이 흐르며 그 잔재가 남아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포로로마노에서 가장 높이 솟아있는 기둥 세 개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카스토르와 폴룩스 신전이다. 카스토르와 폴룩스는 ‘쌍둥이자리’를 말하는데 쌍둥이 형제를 모신 신전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덩그러니 기둥 세 개만 남아있을 뿐이다.

    사실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인 콜로세움과 포로로마노를 다니면서도 주의를 주시하면서 다녔다. 곳곳에서 강매를 하는 사람들과 소매치기가 관광객들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로마에서 더욱 열심히 관광지를 돌아다녔다. ‘다신 안 오겠다’는 마음이었다. ‘왜 사랑의 도시이며, 왜 유럽을 대표하는 도시일까’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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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폼피의 티라미슈.



    혹여나 소매치기를 당할까 노심초사하며 다녔던 나의 긴장을 풀어줬던 것은 바람이 불던 팔라티노 언덕에서 보았던 돌덩어리들이었다. 멋진 건축물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기둥만이 남아 있었고 도대체 어떤 건축물인지 알 수 없는 돌덩이만 있는 것도 있었다. 하지만 이곳을 이용했던 많은 고대 로마인들, 그리고 중세를 거쳐 현대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던 로마 한복판 속에서 옛 터전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던 그 모습은 가히 내 인생에 최고의 공간이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관광객들과 미래의 후손들이 고대를 기억하며 이곳을 방문할 것이다. 그때마다 내가 바람을 맞으며 봤던 그 언덕에 서서 고대의 모습을 기억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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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드브리지 젤라토.

    여행TIP

    ① 로마 콜로세움+포로로마노+팔라티노 언덕 통합권은 12유로로 48시간 동안 이용이 가능하다. 가끔 숙소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하루씩 나눠서 이용하기도 한다.

    ② 로마 테르미니 역엔 집시와 부랑자가 많기 때문에 소매치기를 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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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지은

    △경상대 국문학과 졸업

    △커뮤니티 ‘여행을 닮은 인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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