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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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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진지동굴, 역사 자산 활용하자”

진해 벚꽃공원 일대 20여개 밀집
일제강점기 군수물품저장고 추정
2013년 공원 조성 과정 등서 발견

  • 기사입력 : 2017-08-1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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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 벚꽃공원 일대에 20여 개에 이르는 일본군 진지동굴이 있다. 외세에 침략당한 아픔의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동굴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문화유산으로 보존하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점석 진해근대문화유산보존회 고문은 10일 본지 기자와 벚꽃공원 일대를 돌아본 후 “일제시대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했던 생생한 증거인 진지동굴이 진해에 남아있는데, 70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역사적 현장이자 소중한 근대문화유산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고 훼손·방치되고 있어 안타까움이 크다”며 “지역 주민과 청소년들이 역사적 교훈을 배울 수 있도록 가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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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점석 진해근대문화유산보존회 고문이 10일 오전 창원시 진해구 장천동 벚꽃공원 주변에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군수물품 저장고로 사용했던 진지동굴을 살펴보고 있다./성승건 기자/



    전 고문은 “소중한 역사적 자산을 이렇게 안내판도 하나 없이 방치해 둘 것이 아니라 조사하고 발굴해서 제대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실태조사 후 근대건조물로 지정해 역사교육·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창원시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군수물품 저장고로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진지동굴이 벚꽃공원 안에 8개, 장천초등학교 옆 진해대로 1114번길 맞은편 구릉 벽면에 4개 등 20여 개가 있으며 장천동굴이라 불린다. 동굴은 ㅡ자형, U자형, Y자형 등으로 다양하고, 길이는 10~40m가량 된다. 중앙동 제황산공원 일대에도 일본군 방공호와 진지동굴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진해지역 곳곳에 진지동굴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발견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진지동굴들은 방치되다시피 한 상태다.

    진지동굴 중 일부는 지난 2013년 벚꽃공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또 일부는 주민들에 의해 각각 발견됐다. 당시 진해구청이 동굴의 위치와 개수, 형태 등을 파악했으며, 안전문제가 제기되자 입구를 나무문·철문 등으로 막아놓았다. 때문에 내부가 궁금해도 접근이 안 되고 동굴에 대한 별도 안내도 없어 맘먹고 가지 않으면 쉽게 찾을 수 없다.

    그나마 공원 안에 있는 동굴은 발굴 후 추가로 훼손되지 않았지만 공원 외부에 있는 진지동굴은 방치돼 있다. 동굴 외부는 수풀로 뒤덮여 접근이 어렵고, 동굴 내부에는 인근 주민이 버섯 재배를 하다 버려 둔 시설물과 쓰레기 등이 쌓여 있었다.

    울산과 제주의 경우 진지동굴을 발굴, 정비해 문화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 울산 남구청은 지난 2015년부터 150억원을 투입해 신정동 남산의 진지동굴 4개를 정비한 뒤 일제강점기 울산의 생활상, 강제노역, 수탈의 역사를 소개하는 전시교육공간, 동물·예술작품·공포 등을 주제로 한 체험공간으로 조성한 ‘태화강 동굴피아’를 지난달 말 개장했다. 제주도도 지역 내 진지동굴에 대한 실태조사 후 문화재로 지정하고 탐방로와 종합안내판 등을 설치해 청소년교육체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편 진지동굴을 보존해야 한다는 제안에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진지동굴 현황을 파악한 후 활용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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