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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밀양아리랑, 경남의 대표 문화콘텐츠로- 장병수(문화관광학 박사)

  • 기사입력 : 2017-08-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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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나라의 세계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경쟁은 세계의 소리 없는 문화전쟁이다”라고 한 뉴스 앵커의 말은 문화유산이 각 나라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권력과 정치의 근간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얘기다. 아리랑은 단순한 한 장르의 민요로 파악할 수 없는 다양성과 초역사성을 지닌 우리 민족의 정서와 맥을 같이해 왔다. 특히 민족의 자존심·정체성이 있는 문화유산을 정치나 외교에 잘 활용해 국제 사회의 호감도를 끌어내는 데도 큰 역할을 해 아리랑은 우리나라의 보배가 되었다. 이제 아리랑을 어떻게 상품화시킬 것인가는 각 지자체들의 고민이다. 우리나라 3대 아리랑인 밀양아리랑, 정선아리랑, 진도아리랑 외에 한반도에만 총 60여 종, 4000수의 아리랑이 존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3대 아리랑 중에 정선아리랑만 강원도 무형문화재 1호에 지정돼 있는 실정이다.

    아리랑은 세계인류무형유산 등재로 세계화를 이뤄내겠지만 시대 변화 추세에 대응하는 문화콘텐츠 개발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위한 문화정책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3대 아리랑 중 정선아리랑과 진도아리랑은 해당 지자체 외에도 강원도와 전라남도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정선아리랑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하여 세계화를 위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으며 개·폐막식에도 정선아리랑을 주제가로 사용한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전라남도는 진도무형문화재 전수관 내 진도아리랑 시네마를 건립해 아리랑 관련 콘텐츠물 상영은 물론 3D 입체 영화까지 상영할 수 있게 했다.

    경상남도에서도 밀양아리랑을 경남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 키워야 한다. 경남의 유일한 아리랑인 밀양아리랑은 밀양시만의 문화콘텐츠가 아니다. 현재 밀양에는 대공원 내 밀양아리랑아트센터가 건립되었지만 밀양아리랑 콘텐츠개발의 기반이 되는 지역 내 전수회관이 없고 전수시설도 빈약하며 전수단체도 없다. 우리나라 3대 아리랑의 명성에 비교한다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나마 지역 내 밀양아리랑콘텐츠사업단 등 관련단체에서 ‘아리랑동동’ 콘텐츠를 개발하여 전국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는 게 다행한 일이다. 아리랑 전수와 콘텐츠는 공연시설 등의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밀양아리랑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개발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정선과 진도처럼 지역민이 주체가 되어 관광객을 대상으로 아리랑공연물을 선보여 강원도와 전남도의 대표 콘텐츠가 되었듯이 우리지역도 ‘밀양아리랑 상설공연’이나 공연극이 정기적으로 공연될 수 있도록 지원되어야 한다. 현재 밀양아리랑 콘텐츠 공연물이 개발되어 있지만 상설 공연화가 되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한편, 대구·경북지역은 대구를 비롯해 문경, 상주, 구미, 경산, 예천 등 7∼8개의 토종 아리랑을 보유하고 있어 아리랑의 전승·발전의 메카가 될 수 있다는 희망 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역지자체에서의 노력은 늦었지만 전승현장에서 사라져가는 아리랑을 되살리기 위해 다양한 축제와 경연대회 개최 등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 아리랑은 노래 그 자체만으로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주기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밀양아리랑은 타 지역과 차별화된 소재를 찾아 인류 모두가 공감하는 주제를 지닌 창작극, 국악퍼포먼스, 춤과 노래, 영화 등으로 만들어 세계 속으로 뛰어든다면 세계인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게 될 것이다. 미국의 문화지리학자인 돈 미첼이 쓴 ‘문화정치, 문화전쟁’에서 “문화는 권력의 원천인 동시에 지배의 근원이 된다”고 했다. 현재 각 나라간 지역간 문화전쟁에서 경남을 더 내세우고 결속시키기 위해선 밀양아리랑을 적극 활용하면 어떨까? 밀양아리랑이 경남의 보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장병수 (문화관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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