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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그들만의 선거

  • 기사입력 : 2017-08-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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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이 있었다.”, “시골 선거가 도시 선거에 비해 돈에 무감각하다.”

    지난 11일 창원지법 제4형사부 심리로 열린 차정섭 함안군수에 대한 7차 공판에서 우모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나서 한 말이다. 이들이 선거에 어떤 자세로 임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날 재판장에는 차 군수를 비롯해 4명의 피고인이 출석했고 이들은 종종 피곤한 기색을 보이면서도 각각 변호인과 함께 자신에게 유리한 입장을 호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차 군수와 한 배를 탔지만 법정에서는 서로를 반박해야 하는 처지에 몰린 것이다.

    부동산개발업자 안모씨와 전모씨도 증인으로 나섰다. 안씨는 “선거캠프 자금 담당자로부터 선거자금이 10억에서 15억원 정도 든 것으로 들었다”고 진술했다. 안씨는 우 실장이 마련한 선거자금 1억원 등을 대신 변제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둘은 모두 지난 지방선거 때 당시 차정섭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일했다. 재판 과정에서 우 실장이 마련한 돈의 출처에 대해서도 양측은 공방이 오갔다.


    또 다른 부동산개발업자 전모씨는 “평소 갖고 있던 돈과 보험을 해약한 돈 등으로 선거자금을 대신 변제해줬다”고 진술했다. 전씨는 차 군수가 요구한 선거자금 1억5000만원을 대신 변제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군수는 선거자금 변제와 관련해 “전씨를 만난 기억이 없다”고 했다. 이쯤 되면 둘 중 한쪽은 명백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재판이 거듭될수록 피고인들 간의 공방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심지어 사실관계가 다른 진술이 나오는 등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차 군수 뇌물 사건과 관련해 총 7명이 재판에 넘겨졌고 1심 선고가 나온 2명 외에 차 군수를 포함해 5명에 대한 공판이 병합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향후 재판도 선거자금 변제과정과 돈의 출처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재판 과정을 지켜보면서 씁쓸함이 떠나지를 않는다. 한때 한 배를 탔지만 뇌물수수와 공여라는 불법이 드러나면서 이제는 서로를 물고 물려야 하는 관계에 놓인 것이다. 돈이면 된다는 ‘그들만의 선거’ 뒤에 다가올 예고된 결말을 그들은 왜 몰랐을까.

    김용훈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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