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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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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양성 결절의 비수술 치료

내 목에 혹, 티 없이 싹
갑상선 양성 결절 땐 비수술 치료 활용
무수 에탄올 주입해 결절 없애는 에탄올절제술

  • 기사입력 : 2017-08-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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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에게 갑상선 양성 결절 에탄올 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주변 사람들에게 목 앞쪽이 혹처럼 튀어나와 보인다는 말을 들었어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만져보니 진짜 목 앞쪽에 멍울 같은 혹이 만져지는 거예요. 그래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병원을 찾았어요.” 최근 병원을 찾은 김모(50대·여)씨는 목에 난 혹의 양성·악성 여부 확인을 위한 정밀검사에서 갑상선 양성 결절 진단을 받고 에탄올 절제술 치료를 받았다.

    갑상선은 목 앞 중앙에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으로, 체온 유지와 신체 대사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호르몬을 생산하고 저장하며 혈액 내에 분비하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갑상선 구성 조직이 비정상적인 증식으로 어느 한 부위에 멍울 같은 혹이 생기는 경우를 갑상선 결절이라 한다.

    ◆정확한 진단 중요= 최근 들어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받을 기회가 많아지고 진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만져지지 않는 갑상선 결절이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초음파에서 발견된 결절을 모두 수술로 제거할 필요는 없다. 대부분이 양성으로 갑상선 기능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며, 자연적으로 크기가 줄어들지 않고 단기간에 빠르게 커지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상선 결절이 지나치게 크거나 최근 수주에서 수개월 사이에 급격히 커진 경우, 결절이 돌같이 단단하거나 주변 조직이 엉겨 붙어 침을 삼킬 때 아래위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에는 갑상선 암일 가능성이 높아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일단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갑상선 결절이 발견되면 미세침흡인 세포검사를 거쳐 갑상선 암(악성)과 양성 결절을 구분한다. 미세침흡인 세포검사는 주삿바늘로 결절에서 세포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관찰해 세포의 모양에 따라 결절이 양성인지, 악성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미세침흡인 세포검사만으로 악성(암) 여부가 결정되지만 비정형 세포가 보이는 진단이 애매한 경우 총 조직검사를 시행하거나 수술을 고려한다. 양성 결절일 경우 6개월 또는 1년에 한 번씩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통해 추이를 지켜보거나 크기 및 상태를 고려해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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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상선 양성 결절 에탄올 절제술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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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상선 양성 결절 에탄올 절제술 후

    ◆양성 결절, 예방적 치료 필요= 갑상선 양성 결절은 위치, 모양에 따라 크기와 상관없이 불편함을 느끼거나 외모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종양의 특징, 환자의 나이와 임상 증상 등을 함께 고려해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양성 결절 중 우선적 치료 대상은 △부피가 10㎤ 이상으로 갑상선 전체 부피의 반쯤 되는 경우 △지름이 2㎝ 미만이라도 콤플렉스를 느끼기 쉬운 목 중앙에 축구공 모양의 혹이 툭 튀어나온 경우 △목의 이물감이나 압박감을 주는 경우 △20~30대 초반이어서 계속 자랄 가능성이 큰 경우 △1~2년 만에 부피가 30% 이상 커질 정도로 빨리 자라는 경우 등이다. 또 결절의 크기가 4㎝ 이상이거나 결절의 종류가 ‘여포종양’일 때에는 갑상선을 절제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크기가 작은 갑상선 결절이라도 5년 이상 경과할 경우 약 90%의 환자에서 원래 크기의 15% 이상 결절 크기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참고한다면 치료를 통해 미리 제거하는 것이 환자의 증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흉터 남지 않는 비수술 치료= 지금까지 양성 결절의 치료는 약물요법(갑상선 호르몬 치료)과 수술적 치료가 주류였다. 그러나 약물요법은 결절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자라지 않게 할 뿐이며 폐경 이후 여성들에게는 골다공증과 심장에 부담을 주는 부작용이 있으며 수술의 경우 전신마취와 흉터 등의 문제점을 지녔다.

    이와 같은 고전적인 치료법 대신 90년대부터 에탄올이 양성 갑상선 결절의 치료에 도입되었고 최근에는 주로 간암에 사용되는 고주파 같은 비수술적인 치료법이 활용되고 있다.

    비수술적 치료는 목에 흉터가 생기지 않는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종양의 크기를 줄일 뿐 종양을 완전히 없애는 치료는 아니다. 갑상선 양성 결절이지만 암이 의심된다면 가장 좋은 치료법은 수술이며, 결절의 크기가 크고 압박 증상이 심해 빠른 치료를 원하는 경우에도 수술을 시행한다.

    ◆에탄올 절제술=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결절 안에 세포독성을 가진 무수 에탄올을 주입하는 에탄올 절제술이 있다. 에탄올이 확산하면서 즉각적으로 발생하는 세포질의 탈수에 의한 응고 괴사와 혈전에 의한 조직의 허혈성 괴사를 이용해 결절을 없애는 치료법이다. 에탄올 절제술은 초음파 검사에서 부피 4mL 또는 길이 2㎝ 이상의 낭종 또는 50% 이상이 액체성분인 낭성우세결절로 최근 12개월 이내에 시행한 미세침흡인 세포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된 결절을 대상으로 한다. 특히 증상을 유발하거나 미용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결절 중 90% 이상의 액체로 이뤄진 낭성결절의 치료 효과가 뛰어나 1~3회 반복치료로 결절 크기를 50% 이상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

    에탄올 절제술 후 재치료는 부피 변화 등 치료효과 판정을 위해 적어도 약 1개월 후에 시행하며 효과가 없는 경우 다른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간단한 국소마취만으로 치료 부위에 수술 흉터 없이 치료할 수 있으며, 치료시간이 1시간 이내로 짧아 빠른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에탄올 절제술의 합병증 중 가장 흔한 에탄올 누출 때문에 발생하는 국소 통증은 에탄올 주입을 멈추고 기다리면 수분 내에 소실된다. 이 외에 되돌이 후두신경 마비에 의한 쉰 목소리와 에탄올의 전신효과에 의한 술 취한 느낌, 얼굴 홍조, 어지럼증이 생길 수 있으나 모두 일시적 증상으로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된다.

    ◆고주파절제술= 고주파절제술은 갑상선 결절 치료에 적용되기에 앞서 이미 오래전부터 간암이나 폐암, 전립선암 등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어 치료효과가 검증된 보편적인 치료법이다. 이는 결절에 약 1㎜ 굵기의 미세한 바늘을 삽입한 후 바늘을 통해 고주파를 전달해 바늘 주위에 섭씨 100℃ 정도의 마찰열을 발생시켜 결절을 괴사시키는 원리다. 간암 등에 고주파 치료를 적용할 경우 바늘을 찔러 넣고 한 번에 2~3㎝가량을 태우지만, 갑상선 결절은 이와 달리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한 번에 0.5~0.7㎝씩만 태운다. 민감한 목 쪽인 데다 신경, 혈관 등이 얽혀 있고 잘못하면 목소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치료시간은 20~30분쯤 걸리며 결절(혹)을 태운 부위의 통증으로 입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술 후 2~3시간이면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해 시술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간혹 발생 가능한 부작용으로는 바늘 삽입과정에 직접적인 혈관 손상과 출혈이 있을 수 있고, 열에 의한 주변조직 손상으로 기도나 식도의 천공, 신경마비, 피부화상이 매우 드물게 있을 수 있지만, 시술 경험이 충분한 전문의가 시술할 경우 거의 발생하지 않으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준희 기자

    도움말= 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통합암센터 이이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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