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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명장의 조건- 이종훈 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7-08-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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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적으로 명장이라고 칭송받는 장수에게는 부하들을 사랑하고 아끼며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솔선수범하는 공통점이 있다. 장수는 군주와 같은 최고 책임자는 아니지만 생사가 갈리는 전쟁의 제일선에서 지휘하는 중요한 사람이다. 따라서 부하를 아끼는 지휘관이 있다면, 아랫사람들은 신뢰와 믿음으로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정신무장이 되기 마련이다. 승리한 전쟁사 뒤에는 부하와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장수가 있었다.

    ▼부하들뿐만 아니라 백성으로부터도 감복을 받은 이순신 장군은 그중에서 가장 으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피란민들을 만나면 말에서 내려 위로하고 달랬고, 비록 어머니를 여읜 상중이라 장군은 못 먹어도 부하들을 먹이는 데 게을리하지 않았다. 어느 전쟁이건 전투에서 최고사령관이 제일 앞에 나서는 것은 극히 드물었지만 그는 부하들이 물러서도 가장 앞장서서 밀려오는 왜적을 상대했다.

    ▼중국 주 왕조의 참모 강태공은 병법서 ‘육도’에서 장수가 갖춰야 할 자격 조건으로 ‘부하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욕망을 억제해야 한다’는 3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장수란 겨울에는 따뜻한 털옷을 입지 않고 여름에도 부채를 쓰지 않고 병사들과 함께 참아야 하고, 험한 지형이나 진흙길을 행군할 때 수레에서 내려 병사와 함께 걸어가야 하며, 병사들의 숙소와 식사가 준비된 연후에야 잠자리에 들고 식사를 하는 등 부하들의 어려운 사정을 꿰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엘리트 군 장성이 공관병에게 지독한 갑질을 한 사건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엄중한 안보상황에서 터져 나온 개탄스런 행태는 병사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군대에 자식을 보내 놓은 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대다수 지휘관들은 그러하지 않을 것이다. 장수는 항상 부하와 함께 생사고락을 같이 나누는 등 끈끈한 연대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병사들은 적을 두려워하지 않고 싸운다.

    이종훈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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