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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 공무원의 자치능력을 제고하자- 최낙범(경남대 행정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7-08-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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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지난 5월 10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7월 19일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은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국가비전으로 5대 국정목표, 20대 국정전략, 100대 국정과제를 제시했다. 그리고 최우선 추진 과제로 4대 복합·혁신과제를 선정했다. 그 가운데는 지방자치 26년 동안 이루지 못한 지방분권과 자치 기반 조성을 위한 과제들이 포함돼 있다.

    중앙과 지방정부가 정책을 협의하고 조정하는 ‘제2국무회의’를 도입하고, 국가사무를 획기적으로 지방정부에 이양해서 입법, 행정, 재정, 복지 등 4대 자치권을 보장하고, 주민의 대의기관인 지방의회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제고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민투표의 확대, 주민소환의 요건 완화, 조례제정개폐청구의 요건 세부화 등을 추진해서 주민의 직접참여제도를 확대하고, 주민자치회의 제도 개선으로 마을자치를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세와 지방세의 배분 비율을 지금의 8 : 2에서 7 : 3으로, 장기적으로는 6 : 4까지 개선하는 재정분권을 추진하고, 주민참여예산제도 등을 확대해서 지방재정의 자율성과 건전성을 확보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위와 같은 지방분권과 자치 과제들이 해결된다면 우리나라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이상을 실현하는 민주국가, 분권국가로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중앙정부가 앞장서서 분권과 자치를 국정과제로 삼아 추진한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중앙정부가 강력한 의지로 분권을 추진하고 자치 기반을 마련한다고 지방정부가 자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치의 역사와 경험이 일천하다. 그 과정에서 지방정부가 주민공동체로서 주민이 주인이 되는 자치문화를 경험한 적이 거의 없다. 제도에 의해 의회 의원과 단체장을 선거하고 그들이 주민을 대표해서 주어진 권한을 행사하는 자치를 해왔다. 말이 자치지 관치와 다름없는 것이다. 지방정부의 주민은 주인이 아니다. 그렇다고 단체장도 의회도 아니다. 지방정부는 주민공동체라기보다 중앙정부의 지방행정기관에 가깝다. 지난 26년의 지방자치의 현실이 그러했다.

    지방자치는 지방정부가 지역정책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지방정부의 구성원인 주민은 주권자로서, 의회와 단체장은 대의기관 또는 집행기관으로서 각각 주민 대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그런 자치활동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중앙정부가 자치권한을 부여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정부가 자치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자치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정부의 자치능력은 의회와 단체장의 능력이 아닌 공무원의 능력에 달렸다. 주민을 대표하는 의회와 단체장의 자치 리더십도 필요하다. 그 리더십도 입법, 행정, 재정, 복지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관리하며 분석·평가할 수 있는 공무원의 자치능력이 뒷받침돼야 발휘할 수 있다. 주민이 자치과정에 참여하고 주인이 되는 자치활동 역시 공무원의 그런 능력을 필요로 한다. 우리나라와 같이 민주주의 역사와 경험이 길지 않고 자치 의식과 문화와 전통이 없는 경우 더욱 그러하다.

    미성숙한 지방자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방정부 공무원이 단순히 행정을 집행·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치입법정책 전문가로서 자치문화를 선도해 갈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수한 공무원을 확보하고, 공무원의 자치능력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연수 활동을 강화하는 의회와 단체장의 자치 리더십이 필요하다. 중앙정부가 대부분 지방정부의 자치권한을 결정하지만 그 자치권한은 지방정부의 주민, 단체장, 의회, 공무원이 행사한다. 지방자치의 성패는 공무원의 자치능력, 단체장과 의회의 자치 리더십, 주민의 자치 의식에 달렸다.

    최낙범 (경남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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