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근로자 “물량팀은 위험처리반”
“납기일 몰리거나 힘든 작업에 투입”원청·1차 협력업체 ‘해결사’인 셈… 안전관리 책임까지 떠넘겨 위험
- 기사입력 : 2017-08-23 22:00:00
- Tweet
“원청과 하청(1차협력업체)이 손 안 대고 코 푸는 것이죠.”
최근까지 STX조선해양 선박 건조에 수십년을 근무했던 A씨는 23일 취재진과 만나 ‘물량팀’에 대해 이렇게 털어놓았다. A씨는 “STX에 근무하면서 작업하고 있는 물량팀을 많이 목격했고 조선업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물량팀의 존재에 대해 다 아는 사실이다”며 “STX조선해양도 물량팀은 늘 있어 왔다”고 말했다.
자료사진./경남신문 DB/A씨는 “물량팀은 비정규직 중에서도 가장 바닥에 있다”며 “그들은 작업이 지연되는 만큼 손해를 보니까 물량을 다 소화하기 위해 쉬는 시간도 없이 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마디로 물량팀은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위험 작업에 투입되는 위험처리반이다”며 “1차협력업체는 원청으로부터 계약을 많이 확보하는 게 우선이고 마감기일에 몰리거나 힘든 작업에 인력을 추가하기 위해 물량팀을 선호하게 된다”고 말했다.
A씨는 원청의 눈감아주기 행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사측이 오히려 마감기일을 맞추기 위해 빨리 물량팀을 투입하라고 1차협력업체에 요청하는 일도 있었다”며 “가장 폐해가 큰 부분은 사업장 내 안전관리 책임까지 떠넘긴다는 것이다. 정직원이 근무할 때보다 아무래도 안전설비가 상대적으로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STX조선해양 측은 물량팀의 존재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회사는 폭발사고 당일부터 언론에 “2차협력업체를 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노동계가 물량팀의 문제를 지적한 후에도 “물량팀의 존재를 몰랐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관계자는 “사고 사망자들에 대해 1차협력업체에서 민간 상해보험을 들어준 것 외에 4대보험 가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서류상으로는 1차와 2차의 도급계약이 있지만 직접적 사용자가 1차인지 2차인지 불명확해 이들에 대한 작업지시 책임자가 누구인지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김용훈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 STX조선 장윤근 대표 소환 ‘폭발사고 책임’ 집중 추궁
- STX조선 폭발사고 원청 책임 규명될까
- “조선소 잇단 참사는 무분별한 구조조정 결과”
- “재해 없는 안전한 사업장 만들겠다”
- STX조선-사망자 4명 유가족 보상 합의
- STX조선 폭발사고 해경 수사 지지부진
- 장윤근 STX조선해양 대표, 대국민 사과
- “현장 관리감독자 지시로 작업인원 변경”
- STX조선, 위험작업장 안전관리도 외주화
- STX조선 사장, 작업자 4명 폭발사고 사과
- “3명 허가받고 4명 작업… 안전교육 없어”
- STX폭발 사망자 소속 물량팀은?
- ‘질식·폭발 위험’ 높은데도 안전관리 미흡
- “폭발 후 가스 흡입·산소 부족으로 작업자 숨져”
- 정치권 “STX조선 폭발사고 재발 방지책 마련”
- ‘환기팬 오작동’ 핵심쟁점 될 듯
- STX조선 사고 당시 작업자 “폭발 20여분 전 RO탱크에서 작업자 나와 팬 살펴봤다”
- STX조선 폭발사고 발화 원인 ‘전기 스파크’에 무게
- 현장감식 참여 유가족 “안전관리 엉망”
- [STX조선 참사] “다단계 하청으로 조선인력 80%가 비정규직”
- “STX조선 폭발사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 창원시·의회, STX조선 사고 유족 위로·재발방지 촉구
- 해경 "STX조선 폭발 원인 전기 스파크 가능성에 무게"
- STX 관계자 “법정관리 졸업 후 정상화 희망 품었는데…”
- [진단] 조선소 잇단 사고 왜?
- 김영주 장관 “원청에 책임 묻고 정부서 진상조사”
- 공정 맞추려 연일 휴일특근하다 참변
- 진해 STX조선서 폭발사고… 협력업체 직원 4명 사망
- [독자제보] 긴박한 창원 STX조선해양 폭발사고 현장
- 진해 STX조선해양, 건조 중 석유운반선 폭발 4명 사망
- 김용훈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