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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핀셋감사’ 그 끝이 궁금하다- 이학수(뉴미디어부장)

  • 기사입력 : 2017-08-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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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는 지난해 진주시와 창원시를 특정감사했다. 특정감사는 시쳇말로 특정사안을 꼭 집어서 하는 ‘핀셋감사’다. 도는 당시 이창희 진주시장에 대해 경남혁신도시 내 아파트 건축심의를 하면서 ‘갑질행정’의 정도가 심했다며 경고처분했다. 창원시에 대해서는 북면 하수 불법방류를 계기로 특정감사해 관련 공무원 징계요구와 함께 200억원이 넘는 손해배상 조치를 내렸다. 형사고발도 이어졌다. 앞서 지난해 5월 도는 창원시 종합감사에서 창원산단 내 장기건축물을 부적정하게 처리했다며 안상수 시장을 경고처분하기도 했다.

    이 같은 감사를 놓고 한쪽에서는 홍준표 전 지사의 ‘시장 군기잡기’로 평가했다. 마침 두 시장이 이런저런 사유로 홍 전 지사의 눈 밖에 났다는 것과 관련지어 해석됐다. 하지만 도나 다른 쪽은 권한을 남용하는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상적이며 적절한 감사라고 했다.

    시간이 좀 흐른 지금 이들 사안은 어떻게 처리됐을까. 진주의 경우 신진주역세권 개발과 혁신도시클러스터 분양 부적정으로 공무원 6명이 고발됐지만 기소된 사람은 없었다. 진주의 한 지인은 “허가관청의 갑질행정이 도를 넘어 감사가 필요했지만, 의욕만 앞세우다 변죽만 울렸다”며 “반쯤은 정치감사라는 게 지역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검찰의 수사의지가 부족했는지, 도의 고발내용이 두루뭉술했는지 모르겠다. 중징계를 받은 공무원들이 불기소 처분을 이유로 소청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도 감사의 적절성을 문제삼기에는 이르다.


    창원은 장시간의 경찰 수사에서 하수 불법방류에 대해서만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하수도원인자부담금 미부과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손해배상 조치는 시가 행정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도의 주장대로 시가 제때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하지 않아 시민들에게 손해를 끼쳤고, 따라야 할 감경절차도 거치지 않았다면 책임추궁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시는 금액이 과다하고, 정책적 판단에 따른 재량행위라며 버티고 있다. 유례없는 거액 손해배상금 조치가 어떻게 결론 날지 도민들의 관심이 쏠린다.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 요란했지만 빈수레는 아닌지 궁금증을 더한다.

    ‘정치감사’ 지적에 도는 단체장의 권한남용과 행정의 재량일탈을 살피는 것일 뿐 이를 확대해석하면 감사기능이 위축된다며 당시 발끈했다. 여러 자치단체장들이 비리로 지탄받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상급기관의 필요한 통제라는 측면도 이해됐다. 어쨌든 홍 전 지사는 고강도 부패척결 정책으로 청렴도 전국 1위를 달성했다. 홍 지사가 떠나고 없는 지금 거액 배상금 조치가 유야무야 되지 않을까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홍준표 도정이 적폐로 규정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없던 일로 덮이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도가 한결같이 말한 대로 감사의 본질적 기능에 충실했다면, 소홀함 없이 재판에 임해 감사의 정당성을 보여줘야 한다.

    “아전은 관아의 뜰에 엎드려 몰래 웃다가 관문을 나서기만 하면 만 가지로 비웃는 줄을 수령은 알지 못한다.” 목민심서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한경호 도지사 권한대행이 여러 가지로 바쁘겠지만 이 부분도 들여다보길 바란다. 비리를 저지르고 속으로 웃고 있을지도 모를 그 누군가를 핀셋으로 꼭 집어내는 것이 도정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이학수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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