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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61) 가분다리, 쏘물다(소물다)

  • 기사입력 : 2017-08-24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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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달걀도 마음 놓고 못 먹는 세상이 됐네. 정부가 살충제 성분이 인체에 큰 영향이 없다고 했지만 여전히 찜찜해. 아, 마음에 걸려 언짢은 느낌을 말하는 경남말 ‘끼꾸룸하다’고 해야 되나.ㅎㅎ

    ▲경남 : ‘끼꾸룸하다’도 아네. 달한테 붙어 있는 가분다리 없앨라꼬 살충제를 뿌맀다 안카더나. 그라이 닥알에 살충제 성분이 나온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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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 ‘달’은 니가 저번에 갤마줘서 ‘닭’인 걸 알고, ‘닥알’은 ‘달걀’을 말하는 거 같네. 그런데 ‘가분다리’는 뭐야? 혹시 ‘진드기’를 말하는 거야?

    ▲경남 : 하모, ‘진드기’ 말하는 거 맞다. ‘가분다리’는 소한테 마이 붙어 있었는데, ‘가분나리’, ‘가문다리’, ‘까분다리’라꼬도 캤다. 달을 억바이(억수로) 쏘문 달구장에 옇어가 키우이 가분다리겉은 기 생긴다 아이가. 놓아 키아모(기르면) 달이 지 알아서 모래모욕해가 몸에서 가분다리를 없앨낀데. 달구장이 쏘물고 모래도 없으이 그기 안된다 아이가.

    △서울 : ‘달구장’은 ‘닭장’을 말하는 거잖아. ‘달구집’, ‘달구통’이라고도 하고. ‘모욕’은 ‘목욕’이고. 그런데 ‘쏘문’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경남 : 진짜 마이 아네. ‘모욕’은 ‘목간’이라꼬도 칸다. ‘모래’는 ‘모새’, ‘몰개’라꼬도 카고. ‘쏘문’은 ‘쏘물다(소물다)’의 활용형인데 ‘물건의 사이가 비좁거나 촘촘하다’는 뜻이다. ‘꼬치 모를 너무 쏘물기 숭갔다’, ‘상추가 너무 쏘물다. 좀 솎아 내애라’ 이래 씬다 아이가. 표준말로는 ‘배다’라 카지. 달 이바구 나온 짐에 멫 개 더 갤마주께. ‘모이’는 ‘모시’, ‘병아리’는 ‘삐까리’라 캤다.

    △서울 : ‘배다’란 말이 있는 줄 몰랐어. 이번 살충제 파문으로 동물복지 얘기가 마이 나오잖아. 그러고 보면 옛날에 닭을 키우던 방식이 요즘 말하는 동물복지형 사육이라고 볼 수 있겠더라고. 세상 참 희한하지.

    ▲경남 : 국민들이 건강한 달이 놓(낳)은 게랄을 무울 수 있거로 정부가 단디 매이매이(매매) 챙기야 안되겄나.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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