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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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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 심광보(경남교총 회장)

  • 기사입력 : 2017-08-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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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선이 대기권을 벗어나게 되면 로켓의 1단계 추진체는 본체로부터 분리돼 바다 위로 떨어지게 된다. 이때 바다에 버려지는 페어링 장비는 500만~600만달러에 달하는 제작 비용이 드는 장비다. 때문에 로켓 재활용은 우주 사업의 오랜 염원이었다.

    미국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바로 이 캡슐을 24시간 내에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재 재활용 로켓은 두 번째 발사됐다. 13주 동안의 연습과 훈련, 실험을 반복했던 축적의 과정이 얻어낸 성과였다.

    서울대 이정동 교수는 “아이디어는 아무것도 아니다. 아이디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이디어를 혁신에 이르게 하는 축적의 과정이다”라고 했다. 그랬다. 일론 머스크와 스티브 잡스, 픽사, 구글, 후지필름이 이뤄낸 혁신도 도전적 목표를 가진 그들의 수많은 시행착오가 이뤄낸 축적의 결과였다.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과정을 강조하지만 모순되게도 우리 사회는 늘 결과만 요구했고, 결과를 만들어가던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는 도약이 아닌 좌절로 가는 길목이 되게 했다.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면서 이미 예견된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어 왔던 우리에게 그래서 시행착오는 시간낭비로만 여겨지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다.

    혁신은 도전이다. 도전의 성취는 순간의 성공이 아닌 실패라는 시행착오를 딛고 일어서는 끈기다. 끈기가 만들어 내는 축적은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전문성이라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게 하는 계단이다.

    4차 산업혁명은 제품, 설비, 인간이 연결되는 사물인터넷혁명이 기반이 된 융복합사회다. 혁신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하는 미국은 어떤 힘으로 로켓을 재활용하고, 무인자동차를 만들고, 인류를 화성에 보내고 싶어하는 일론 머스크의 상상을 현실이 되게 하는지 함께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아이들에게 우리 사회와 어른들이 제공해야 할 미래지향적 교육환경이 예산이 수반되는 물리적 환경의 구축이나 대입전형방법의 다양성만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심광보 (경남교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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