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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노키즈존- 강지현 편집부 차장

  • 기사입력 : 2017-08-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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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 키워 본 엄마들은 안다. 아이를 데리고 외출 한번 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말 못하는 영아든 말 안 듣는 유아든, 같이 집을 나서는 순간 고생길이다. 장소가 음식점이나 카페라면 더 그렇다. 애 데리고 가는 게 죄도 아닌데 괜히 주눅이 들어 죄인처럼 행동하게 된다. ‘민폐맘’이 되지 않으려 애가 울면 안고 서서 밥을 먹는다. 혹여나 떠들까봐 눈은 애들을 감시하고 입은 훈계하기 바쁘다. ‘보통 엄마’라면 그렇다.

    ▼최근 아이의 출입을 제한하는 가게가 늘고 있다. 노키즈존(No Kids Zone). 영유아나 어린이를 동반한 부모는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다. 유모차 끄는 엄마들에겐 ‘문전박대’의 다른 말이다. 지난 2014년 서울에서 시작된 노키즈존은 전국적으로 확산 추세다. 입장 불가한 아이의 나이는 5살에서 13~16살까지 늘어났다. 장소도 카페·음식점에서 펜션·가구점으로까지 확대됐다. 도내에도 번화가나 관광지를 중심으로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노키즈존을 두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다른 손님에게 피해를 주는 일부 엄마들의 극단적인 행동이 인터넷에 떠돌면서다. 아이가 뛰어다니며 시끄럽게 굴어도 저지하지 않는 ‘애방치 맘충’, 아이 몫의 공짜밥이나 서비스 음식을 요구하는 ‘해주세요 맘충’이 대표적이다. 몰지각한 ‘소수 엄마’의 행동이 일반화돼 SNS를 달군다. ‘맘충(엄마(mom)와 벌레를 뜻하는 ‘충(蟲)’의 합성어)’이라는 단어의 확산과 함께 ‘애 키우는 엄마’ 전체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도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당당해야 할 엄마들까지 눈치가 보이고 위축이 된다.

    ▼엄마들은 이해한다. 조용하게 매장 서비스를 누릴 ‘손님의 권리’와 아이의 소란스러움으로부터 그 손님들의 권리를 지켜줄 ‘사장의 의무’는 보호돼야 한다. 대부분의 ‘보통 엄마’들은 이 사실을 이해 못할 만큼 속이 좁지 않다. 동시에 엄마들은 믿고 있다. 아직은 자기 아이만 챙기는 이기적인 엄마보다 공공장소에서 예의를 지키는 엄마가 더 많다고. 그런 만큼 자기 이익만 챙기는 이기적인 손님보다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손님이 더 많을 것이라고.

    강지현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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